친윤계 "가짜 윤심팔이" 안철수 비판… '인수위원장 잠적' 과거 다시 거론"내각 인선 불만에 잠적, 인수위원장 일정 돌연 취소… 안철수에 맡길 수 없다"침묵하던 이철규 "스스로 반윤 행태 보이며 '윤안연대' 거론… 당원 기망""공직의 무게 가벼이 여기는 사람… 尹대통령이 분개했다" 박수영도 가세
  • 당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과 출정식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당권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과 출정식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2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 가운데 친윤계가 유력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향해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라고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심 당대표후보'로 평가되는 김기현 의원이 안 의원과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오면서 김 의원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안 의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윤심 후보라고 내세우자 인수위 시절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했던 안 의원의 과거 행보를 소환했다.

    "윤심 필요해지니 친윤, 진윤 하며 가짜 윤심팔이" 安 겨냥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 의원을 향해 "최근 대통령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며 윤심을 파는가 하면, 김장연대의 균열을 운운하며 당심을 어지럽히는 모습이 금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권교체 이후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동지들을 향해 윤핵관이니 윤심팔이니 비난하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수행에 태클을 걸던 분께서 윤심이 필요해지니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질타했다.

    최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측근에게 고충을 털어놨다며 김장연대에 균열이 발생해 윤심이 김 의원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안 의원의 주장에 따른 반박이다.

    이 의원은 "그들(안 의원 측)이 정말로 대통령과 소통하고 국정운영을 뒷받침한다면 무엇 때문에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다른 후보(김기현)를 응원하겠느냐"며 "당직도 없는 의원이 당원 자격으로 다른 후보를 응원하는 것을 비난하기 전에 수하의 언행부터 제어해 주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김 의원이 윤핵관이 아니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후보라고 추켜세웠다. 정권교체 전 원내대표로서 민주당과 투쟁에 앞장서고 '울산회동'을 통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무 거부사태 등을 해결한 당대표 적임자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은 경쟁자들이 그토록 비난하는 윤핵관도, 원조 친윤도 아니다"라며 "그가 대통령에게 신뢰 받는 것은 측근이라서가 아닌, 치열했던 대선후보 경선 시기부터 본선 승리 시까지 자신의 위치에서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의원은 "김 의원은 문재인정권의 폭정에도 침묵하는 당대표를 대신해 대여투쟁의 선봉에 섰다"며 "당무를 거부하고 가출해 몽니를 부리는 대표를 때로는 설득하고, 도저히 아니다 싶을 때 불신임 카드로 제압해 당을 위기에서 구했다"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스스로 반윤 행태를 보이면서 당심을 사기 위해 '윤안 연대'니 '김장 균열'이니 하는 것은 당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며 "우리 당을 지켜온 당원들은 자기정치를 위해 대통령과 함께하는 동지들을 공격하고 갈라치며 분란을 야기하는 당대표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도 "안철수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에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다"며 "당대표를 간판으로 총선을 치른다는데, 왜 2020년에 안 의원이 대표였던 국민의당이 지역구 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나"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상승세에 친윤계 집단폭격

    그간 치열한 전당대회 국면에서도 어느 한쪽 후보 편을 들지 않고 침묵하던 이 의원이 작심발언에 나선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상승세를 타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2월1일까지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428명에게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안 의원은 43.3%, 김 의원은 36.0%를 기록했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안 의원은 48.9%, 김 의원은 44.4%로 조사됐다.

    다만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매우 잘한다'고 응답한 적극적 지지층에서는 김 의원의 지지율이 52.7%로, 안 의원 지지율(30.0%)에 앞섰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김 의원(44.4%)이 안 의원(41.0%)을 눌렀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자기네 생각과 다르면 윤심을 왜곡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당선되면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임명된다는 낭설을 안 의원 측에서 퍼뜨렸다는 것이다.

    과거 安 인수위 행보 되짚으며 나경원에 빗대

    친윤계 일각에서는 과거 안 의원이 인수위원장 시절 윤석열정부 초기 인선에 불만을 품고 잠적했던 사례를 소환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의원이 인수위 시절에 24시간 잠적한 적이 있다"며 "공직을 맡았는데 24시간 가출하고 잠적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굉장히 분개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어 "개각할 때 안 의원에게 아주 높은 장관 또는 총리를 맡아 달라 부탁했는데 그것도 거절했다"며 "(윤 대통령이) 아주 서운해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 시절이던 지난해 4월14일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그 전날 당선인이던 윤 대통령과 인수위 관계자들이 함께하기로 한 도시락 만찬에도 불참했다. 당시 초기 내각 인선에 안 의원 추천 인사가 빠진 데 따른 불만으로 해석됐다.

    친윤계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고도 대통령실과 갈등을 벌인 나경원 전 의원 사례와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박수영 의원은 "공직의 무게를 가벼이 여기는 사람하고 함께 일할 수 있겠는가 하는 (윤 대통령의) 실망이 그때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안 의원이 장관직 등 거절 이유로 "장관이 되면 안랩의 주식을 전부 백지신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이철규 의원도 "대선 이후 대통령은 단일화 정신으로 안 의원에게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줬다"며 "그런데도 자신의 뜻대로 안 된다고 국정과제 선정이라는 막중한 업무를 방기해 혼란을 야기하고,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운영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날 마포포럼 참석 후 인수위원장 시절 잠적과 관련 "인사 관련돼 반나절 정도 따로 생각을 나눈 적이 있는데 (윤 대통령과) 그날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그 문제에 대해 합의해 해결했던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안철수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했다.

    국민통합위 측은 공지에서 "여당 당대표 경선에 특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최근 수차례 방송에 출연해 국민통합위 자격을 명시하며 윤심(대통령의 뜻) 소재 관련 발언 등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절차를 밟아 해촉됐음을 알린다"고 발표했다.

    김 전 의원은 공지를 통해 "해촉 결정을 존중한다"고 짧게 밝혔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국민의힘 지지층의 경우 ±4.7%p)다. 여론조사는 무선 90%, 유선 10%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9%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