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방연구원 전경주 연구위원… "北·러, 동병상련 느끼면서 공생관계 강화" 보고서"러시아가 사이버 공간 진입 기회 제공… 북한, 한국서 정보·기술·암호화폐 탈취할 것"
  • ▲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찾은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찾은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과 러시아가 공생관계를 강화 ‘제재 불이행 연대’를 공고히 하게 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고도화가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다른 군사적 협력 가능성까지 높아져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 “러-北 공생관계 강화… 北의 핵·미사일 역량 고도화에 도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KIDA) 전경주 연구위원은 26일 발간한 ‘북한-러시아 공생과 한반도 안보에 대한 위험'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 간 공생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북한에게 핵·미사일 역량 고도화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양국 간 군사적 협력 가능성을 높여 한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중국을 북한의 배후로 지목하고 비난해왔지만,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과 유사한 대우를 받는 러시아가 북한에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양국 간 공생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전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를 활용해 대북제재를 막고, 북한에 사이버 공간에서의 활동 기회를 제공해 결국 한국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러-北 공생관계 강화되면… 추가 대북제재 어려워지고, 北의 대남공격 늘어날 것

    전 연구위원은 지난 3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따른 유엔의 규탄성명이 불발된 것을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한 대북제재 무력화 사례로 꼽았다. 

    “(러시아가 돕는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다고 해도 (유엔 안보리는) 추가 대북제재를 부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 전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침략 후 강력한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북한과 ‘제재 불이행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고도화를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북한과의 교역 확대를 추진하고,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묵인 또는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향후 러시아가 제공하는 사이버 공간 진입 기회를 활용해 정보·기술·암호화폐 등을 탈취할 것이며, 한국이 이런 사이버 공격의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전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매우 공격적이고 독단적인 지도자를 가진 북한과 러시아가 정치적·경제적 공생관계를 군사적 영역까지 확대하고 그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 두 나라와 인접한 데다 핵무기가 없는 한국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