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2013년 9월 성남도공 사장 취임… 유동규, 5개월 전 남욱에게 "그와 골프 쳤다" 말해남욱, 지난해 10월 검찰서도 "유동규가 황무성을 자리에 앉혀 놓고 실질 결정은 다 했다" 진술오는 11일 유동규 등 재판에 황무성 증인 출석… 검찰, 공모지침서 수익 배분 관련 물을 듯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시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임명 전부터 "(사장 자리에) 전문가를 앉혀 놓고 일은 내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정 회계사는 유 전 본부장 등과 함께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관계사인 천화동인5호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유동규 "성남도공 사장 오실 분과 골프… A건설사 사장이셨다네"

    해당 녹취록에는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정 회계사 간 대화가 담겼다. 남 변호사는 "오늘 도시개발공사 사장으로 오실 분하고 골프 치고 왔다"며 "A건설 사장이셨다네"라는 유 전 본부장의 발언을 정 회계사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대외적으로 명분이 있어야지, '자기 사람 갖다 앉혔다' 그러면 파토다. 전문가 앉혀 놓고 내가 결정해서 해야지. 형 믿고 일하자"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이 같은 대화는 2013년 4월17일자 녹취록에 담겼다.

    이 매체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에서도 "(유 전 기획본부장이) 황 전 사장은 자리에 앉혀 놓고, 자기가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다 하겠다고 제게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황 전 사장은 이들의 대화로부터 약 5개월 뒤인 2013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1950년생인 황 전 사장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과 LG건설(현GS건설)을 거쳐 동부건설 대표이사직 등을 역임하는 등 30년간 건설업계에서 종사해온 전문가다. 

    황무성, 임기 절반도 못 채우고 사직

    황 전 사장은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 진행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출자비율에 따라 최대 50% 이상의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2015년 1월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그리고 황 전 사장은 같은 해 2월6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으로부터 사퇴를 종용받고 그날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임기 3년 중 절반도 채우지 못한 때였다. 

    황 전 사장의 사직서 제출 후 일주일 만에 대장동 공모지침서 내용이 바뀌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수익의 50%' 대신 고정이익 '약 1822억원'만 가져가는 내용이 담긴 공모지침서가 공고된 것이다. 이와 관련, 유 전 본부장은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 받고 있다.

    황무성 "'공사 고정수익'으로 공모지침서 변경, 이해 불가" 성명 내기도 

    황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 성명을 내고 공모지침서가 변경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1월26일 열린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석한 바 있고, 당시 논의된 회의에서 담당자들이 공사가 50% 이상을 출자하여 사업 수익의 50% 이상을 받는다고 논의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가 수사기관에서 확인한 현재 공모지침서에는 '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으로 변경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면 투자심의위원회, 이사회 의견, 시의회 상임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 다시 발생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전 사장은 오는 11일 유 전 본부장 등의 1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검찰은 이날 황 전 사장에게 공모지침서 안의 대장동 수익 배분 조항 등에 관해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 재직 중 유 전 본부장과 다른 마찰 여부 등도 신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