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호주 "중국, 빈틈 노리고 공격할 수도" 거듭 경고… 대만, 실탄사격훈련 준비대만 ‘우크라 대응 TF’ 만들고 본토 접경서 실탄훈련… 中 “대만이 긴장 고조시켜”
  • ▲ 2018녀 7월 대만군의 AH-64D 아파치 공격헬기 여단 창설식. 현재 차이잉원 정부는 반공노선을 유지하며 중국의 침략에 맞설 수단을 꾸준히 확충해 왔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녀 7월 대만군의 AH-64D 아파치 공격헬기 여단 창설식. 현재 차이잉원 정부는 반공노선을 유지하며 중국의 침략에 맞설 수단을 꾸준히 확충해 왔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등 서방진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막는 데 몰두한 사이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 나온다. 대만은 이를 의식한 듯 내달 본토 접경도서에서 실탄사격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자 중국은 “대만이 해협의 위기감을 고조시킨다”고 트집잡고 나섰다.

    대만 국방부, 3월 둥인·진먼·펑후섬에서 실탄사격 훈련 실시

    “대만 국방부가 오는 3월 16~17일, 둥인·진먼·펑후섬 등 중국 본토 접경 도서지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훈련은 중국이 대만해협을 넘어 침략하려는 징후가 보일 때 본토 접경 도서에서 침략군의 예봉을 저지한다는 목표에 따라 진행한다. 훈련에는 포병과 미사일 부대 등 다양한 전력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만은 일찌감치 둥인·진먼·펑후섬 등 본토 접경도서에 텐궁 지대공 미사일, 슝펑 대함미사일, 왕치엔 공대지 순항미사일 등 다량의 미사일과 함께 각종 화포들을 배치해 놓고 있다. 지난해 미국서 들여온 하푼 대함미사일도 펑후섬에 배치될 것이라고 한다.

    신문은 “뿐만 아니라 3월 26~31일까지는 대만 해안경비대가 연례 실탄사격 훈련을 남지나해 일대에서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美·호주·日 “미국, 우크라이나에 몰두한 틈에 중국, 대만 공격할 수도”

    대만이 실탄사격 훈련을 준비하는 등 긴장하는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대만 내부에서는 물론 호주와 일본, 영국 등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몰두한 틈을 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타이완 뉴스에 따르면, 피터 더턴 호주 국방장관은 지난 1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3일에는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한눈을 팔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영국 더타임스도 “지난달에만 중국 군용기 39대가 대만 영공을 침범했다”며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한눈 판 사이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성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비슷한 우려를 내비쳤다. 하야시 장관은 지난 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유럽의 안보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기시다 총리는 18일 중의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아시아를 비롯한 국제질서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자민당 의원 모임에서는 “오늘의 우크라이나를 내일의 대만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적절히 대응”…중국 “대만이 불안감 조장해”

    이 같은 우려에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우리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답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자유시보 등 현지매체들이 지난 13일 전했다.

    대만 총통부는 “대만해협 정세와 우크라이나 상황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우크라이나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관련국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또한 국가안보회의(NSC)에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TF를 편성하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들은 대만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긴장하는 것과 관련해 “대만 정부가 잘못된 정보로 대만해협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정세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며 트집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