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난 일, 다 털고 잊어버리자"… 이준석 "당사에서 숙식하겠다"

이준석 대표의 퇴진을 두고 내홍을 겪었던 국민의힘이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 대표 사퇴 논의 현장을 찾아 "자 이제 다 잊어버리자"고 말했다.

윤 후보는 6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오로지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 당을 재건하고 또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고 국민들에게 행복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그런 수권정당으로 다시 저희 위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다함께 뛰자"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의총을 열어 이 대표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상정했다. 이 대표는 오후 5시20분께 의총장을 찾아 약 30분간 공개 연설을 한 뒤 비공개로 전환해 의원들과 토론을 했다. 

이후 윤 후보는 이날 저녁 8시께 의총장에 등장했다. 그는 "죄송하다. 모든 게 제 탓"이라며 "의원님들,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대표도 본인 입장 설명한 거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 미흡한 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윤 후보는 "하지만 선거 승리의 대의를 위해서 아닌가. 오해했는지 여부는 다 잊어버리자"고 외쳤다. 이에 의원들은 손뼉을 치며 환영했다.

이어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사퇴 촉구 결의안에 대해 "이준석 우리가 뽑지 않았냐"며 "모두 힘을 합쳐서 승리로 이끌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발언에 앞서 "제가 세번째 도망가면 당대표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는 단 한날 한시도 우리 후보의 당선을 의심한 적 없고 우리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벗어난 적 없다"며 "의총을 통해 확인했던 것은 제가 가는 길이 의원님들 가는 길과 너무나도 같다. 이제 저 혼자 꽁꽁 싸매고 고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제가 후보께 공개적으로 제안을 드리겠다"고 말한 이 대표는 "오늘 후보가 의총 직후 평택 가는 일정이 있는 걸로 안다. 제가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택시운전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를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냐"고 제안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당사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겠다"며 "3월 9일 당선되는 날 하나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면서 의원님들께서도 오늘부터 비슷한 각오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