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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격' 공무원 유족, "靑, 뭘 은폐하나"… 대통령기록물 지정 가처분 신청

유족 "재판부가 정보 공개 승인했는데도 청와대가 이를 거부… 분노스럽다"피격 당시 상황 정보, 대통령기록물 '비밀'로 분류되면 열람 쉽지 않아

입력 2021-12-29 15:41 | 수정 2021-12-29 15:42

▲ 29일 오전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북한 피살 유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열람 가처분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구충서 변호사, 김기윤 변호사, 이래진씨 ⓒ강민석 기자

지난해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족 이래진 씨가 청와대를 상대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해당 정보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하지 말아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대통령기록물 지정되면 정보 열람할 수 없어"

유족 측은 29일 오전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법률대리인으로 회견에 동행한 김기윤 변호사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항소함에 따라 대통령 퇴임일인 5월까지 정보 열람이 불분명하고, 그때까지 판결이 날지도 알 수 없다"며 "이 정보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면 열람할 수 없기에 대통령 퇴임 전에 유족이 열람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열람 가처분신청을 하게 됐다"고 가처분 신청 배경을 밝혔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이씨가 국가안보실장·국방부장관·해양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청와대가 정보 공개를 거부한 안보실 정보 중 '북측의 실종자 해상 발견 경위'와 '군사분계선 인근 해상(연평도)에서 일어난 실종사건' 관련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국가안보실 등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아직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 29일 오전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북한 피살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열람 가처분신청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이래진 씨 "정부는 무엇을 은폐하려 하는가… 무자비한 행위 멈춰라"

이날 회견에서 이씨는 "(동생은) 북한에 의해 무참히 살해 당했고, (유족들은)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입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무자비한 행위를 하고 있다. 무엇을 은폐하려 하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정보공개를 하라고 재판부에서 승소 판결을 했음에도 이런 행위(가처분 신청)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분노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씨는 "대통령께서는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유족들의 외침에) 응답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법률대리인 구충서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이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며 "당시 이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아버지가 북괴군에게 총을 맞고 사망했다는데 여기에 대한 정보를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쓴 적이 있다"고 상기시켰다.

"아들에게 협조하겠다고 답한 문 대통령… 지금이라도 약속 지켜야"

구 변호사는 "문 대통령은 아들에게 답신을 보내며 협조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항소를 한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께서는 어린 학생과의 약속을 지키고 정의로운 행동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가처분신청은 긴급을 요구하는 사건을 대상으로 빠른 시간 안에 법원의 결정을 구하는 제도로, 정식 재판과 달리 심문 없이 서류만으로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유족 측이 우려하는 것은 숨진 이씨 관련 정보가 대통령기록물로 보전될 경우다. 대통령기록물은 열람 공개 단계에 따라 일반·비밀·지정 기록물로 구분된다. 이씨의 정보가 일반기록물로 지정된다면 일반인도 열람이 가능하지만, 비밀기록물로 지정되면 차기 대통령·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 비밀취급인가권자만 열람이 가능하다. 

나아가 지정기록물로 지정될 경우 해당 기록물을 생산한 대통령(문재인 대통령)만 최대 30년간 열람이 가능하다. 단, 다른 사람이 열람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나 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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