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강남서 이용준 형사, 낚시터 의문사… 버닝썬 사태로 9년 뒤 재조명조국 사모펀드 관련 대출 알선 혐의 상상인저축은행 피의자, 모텔서 숨진 채 발견청와대 민정수석실 검찰 출신 행정관…'옵티머스 연루' 이낙연 측근 극단 선택위안부 쉼터 '평화의우리집' 소장, 윤미향 재판 담당 판사도 의아스러운 죽음"국민께 죄송" LH 전 전북본부장 투신…'대장동 키맨' 유한기 추락사 추정
  • ▲ 故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 빈소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한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강민석 기자
    ▲ 故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 빈소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한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강민석 기자
    '2억원 대장동 뇌물 의혹'을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지난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 외압을 행사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되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규명할 또 다른 '키맨'으로 주목받았다. 그런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기 위한 디딤돌이 하나 사라진 셈이 됐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유 전 본부장 사망을 두고 "명복을 빈다"면서도 "문재인정부 들어 어림잡아도 이렇게나 많은 비극적인 죽음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조국 사모펀드' '버닝썬 사태' 'LH 부동산투기 사건' 등 핵심 인물이 사망한 사건들을 열거했다. 

    뉴데일리는 문재인정부 들어 국민의 관심을 받던 주요 사건의 관계자들이 이유가 불분명하게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들을 모아봤다. 이 중 강남경찰서 이용준 형사 의문사는, 사망사고 후 9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 터진 '버닝썬 게이트'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충격을 안겨 주기도 했다.

    △버닝썬 사태로 재조명... 강남서 이용준 형사, 낚시터 의문사

    2010년 7월29일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반 소속 이용준 형사(당시 만 27세)가 지역 경찰과 유흥업소 간 유착을 조사하다 충북 영동군의 한 낚시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유족들의 수사 요청에도 그의 죽음을 서둘러 자살로 처리했다.

    이 사건은 2019년 버닝썬 게이트 사건이 불거지며 다시 주목받았다. 청주지검 영동지청은 2012년 12월 "명백히 자살로 볼 증거가 없으며, 살인 또는 타인의 관여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할 수도 없다"는 부검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이 형사의 죽음 이후 경찰 측은 유족들의 부검 요청을 만류했는데, 부검을 말렸던 형사과장 A씨가 버닝썬 사건의 총책임자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사모펀드 관련 대출 알선 혐의 상상인저축은행 피의자도 극단 선택

    2019년 11월28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가족펀드 운용에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상상인그룹 사건 피고발인 B씨(49)가 이날 오전 11시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수사와 관련해 사망 6일 전인 22일 6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B씨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업체들 사이에서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상황이었다.

    이와 별개로 상상인저축은행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 씨가 총괄대표를 지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관련 주가조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았다.
  • ▲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 8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검찰 출신 행정관 숨진 채 발견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검찰 수사관이 유서를 남기고 극단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다. 검찰 수사관 백모 씨는 이른바 '김기현 울산시장 하명수사'와 관련해 검찰로부터 '김기현 첩보 문건'의 최초 작성자라는 의심을 받던 상황이었다.

    검찰은 백씨가 숨지기 전 그를 불러 문건 작성 여부와 함께 해당 첩보를 어떻게 생성했는지, 울산에는 누구한테 어떤 지시를 받고 갔는지 물어보려 했다. 하지만 백씨는 검찰 출두 3시간 전에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망 당시 백씨는 서울동부지검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사건을 맡은 상태였다. 백씨는 지인들에게 유재수 수사 상황을 묻는 연락을 청와대로부터 수차례 받았다며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가 남긴 메모에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가족을 부탁한다는 내용도 있어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다.

    △'옵티머스 펀드 연루' 이낙연 측근 극단 선택

    옵티머스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이 숨지는 일도 있었다. 측근 이모(54) 씨는 4·15총선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사 트러스트올로부터 복합기 대여료를 지원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상태였다. 

    이씨는 지난해 12월3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종적을 감췄다가 다음날인 3일 오후 9시1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 인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이 전 대표가 국회의원·전남지사 등을 지냈던 10여 년 동안 그를 보좌했다. 지난해 8월 이 대표가 민주당 대표에 취임한 후에는 당대표실 부실장을 맡았다. 이씨는 2014년 전남지사선거 민주당 경선 때 당비 대납 연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년2개월 징역을 살기도 했다.

    △위안부 쉼터 '평화의우리집' 소장, 윤미향 재판 담당 판사도 의아스러운 죽음

    지난해 6월6일에는 정의기억연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마포쉼터'(평화의우리집) 소장 손모(60)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손씨가 발견된 장소는 경기도 파주시 자택 아파트 화장실이었다. 

    당시 손씨는 샤워기 줄로 목을 감고 앉은 채 사망한 상태였는데,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타살 의혹이 강하게 일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 따라 사건을 '목맴사'로 결론내고 내사종결했다. 

    손씨가 사망하기 보름 전인 지난해 5월21일 검찰은 마포쉼터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손씨가 생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은 윤미향 의원이었다. 

    공교롭게도 윤 의원 사건 담당 판사도 지난해 11월10일 회식 도중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 전 LH 전북본부장이 지난해 12월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상윤 기자.
    ▲ 전 LH 전북본부장이 지난해 12월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상윤 기자.
    △LH 전 전북본부장 경기 분당서 투신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연루된 인사도 극단 선택을 하는 일이 있었다. 전 LH 전북본부장이 지난해 12월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임모(56) 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는 시민이 발견했다. 임씨는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임씨의 집에서는 메모 형식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국민께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는 2018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LH 전북본부장을 지내고, 지난해 초 LH 부동산금융사업부 전문위원(본부장급)으로 위촉돼 근무하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대장동 게이트' 유한기 포천도시공사 사장 숨진 채 발견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10일이다. 유 전 본부장은 14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상태였다.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10일 오전 7시4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화단에 유 전 본부장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사망 원인과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을 진행한 결과(1차 소견) "추락에 의한 손상으로 인한 사망이 추정된다"며 "외견상 특이점은 없고, 정밀검사 결과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