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반기문과 회동… "어떤 정치적 손해 있어도 정한 방향 일관되게 걷겠다""고공 지지율 업고 독자노선 고수하다 서울시장 단일화 패한 안철수 연상" 지적"정권 공작설 폭로 이동훈, 어떤 이야기를 지어내진 않았을 것… 상식적인 판단"
  • ▲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강민석 기자
    ▲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예방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강민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국민의힘 입당 결정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 "어떤 정치적 손해가 있더라도 한 번 정한 방향을 일관되게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야권 대선 경쟁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제1야당 품에 안기며 안정적 대권행보를 시작한 반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선언 이후 선거전략 변화 없이 외부인사와 만남만 계속하며 국민의힘과 멀어지는 모양새다.

    윤석열, 반기문과 1시간 회동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을 찾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1시간여 면담했다. 비공개 회동에서는 안보현안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후변화 등 국제적 의제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회동 후 "(반 전 총장께서) 국가안보라고 하는 것은 어느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국방도 중요하지만, 국가 간 동맹체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며 "오랜 전통인 한미 간 확고한 안보동맹을 잘 유지해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2017년 19대 대선 당시 귀국 전부터 지지율 1위를 기록하다 대권행보 3주 만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전 총장은 반 전 사무총장이 대선에서 중도하차한 경험이 있는 것과 관련 "갑작스러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등 때문에 지금과 사정이 다르다는 것 외에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며 "(여권의 제2의 반기문 비판은) 자유니까 얼마든지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폭로, 얘기 지어내지 않았을 것"

    캠프 대변인을 역임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폭로한 '여권의 정치공작'과 관련해서는 "그분이 언론계에 있으면서 논설위원까지 했는데, 어떤 얘기를 지어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상식적인 판단"을 한다고 밝혔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보름을 넘긴 윤 전 총장은 정치·사회·경제 분야의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며 정책을 구상 중이다. 특히 국민의힘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조기 입당설까지 나왔으나, 당 밖에서 머무르며 야권의 대선 판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당초 기대와 다른 더딘 행보에 일각에서는 지난 서울시장보궐선거 경선 당시 고공행진하던 초반 지지율에 힘입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막판 야권 경합에서 밀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상 양자대결에서 밀리는 결과가 나왔다.

    "최재형 입당, 상황 판단과 선택 존중"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대안으로 여겨지던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입당과 관련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간 인지도 부족이 약점으로 꼽히던 최 전 원장이 제1야당을 등에 업고 주목받았지만 판단의 번복 없이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피력된다.

    윤 전 총장은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에 대한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며 "자꾸 그걸 (특정 정당에 들어가는 것)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는 "지지율이라는 것이 하락할 수도 있고 그런 것 아닌가"라고 짧게 답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윤 전 총장이) 남북관계, 국제정세 등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대권 도전 관련해 "앞으로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가 있겠지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열심히 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날 정치보다는 외교·안보 관련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고 전한 반 전 사무총장은 '대권 도전 선배로서 어떤 조언을 해줬느냐'는 질문에 "그때 정치상황하고 지금 상황은 너무 다르다. 저는 20여 일 만에 뜻을 접었다"며 "저도 입당 경험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당 관련) 깊은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