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한 지 9시간 만에 사표 수리…尹 때와 다르게 유감 표명
  • ▲ 문재인 대통령.ⓒ이종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종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9시간 만에 사표를 수리했다. 문 대통령은 최 원장 사퇴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文 "최재형,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만들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후 5시50분쯤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감사원장 의원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 전 감사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아쉬움과 유감을 나타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원장 사퇴에 대해 "임기 중에 스스로 중도 사퇴를 한 것은 문민정부 이후 전대미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20대 전윤철·22대 양건 전 감사원장이 중도 사퇴하기는 했지만, 정권교체로 인해 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 원장까지 임기를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사퇴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尹 사의 땐 26자짜리 짧은 입장문만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4일 사의를 표명한 지 1시간15분 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상이다"라는 26자 짜리 짧은 입장문만 냈다.

    앞서 최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저의 거취에 관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원장직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헌법상 감사원장 임기는 4년이다. 2018년 1월 임명된 최 원장 임기는 내년 1월까지로, 임기를 약 6개월 남겨놓고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