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선 지낸 김영환 "세월호 안전 강조하던 文, 가덕신공항은 왜 예외로 하나"…"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 ▲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영환 전 의원.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영환 전 의원.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영환 전 의원이 가덕도신공항을 거론하며 정부 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은 졸속 입법이라며 특별법 만든 국회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고, 민주당 간판으로 4선 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민주당 출신인 김 전 위원은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가덕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뛰실까?"라고 운을 뗐다. 이어 "부산 보궐 선거 D-41이던 지난 2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서편 바다에 섰다. 그리고는 '가덕도 앞바다에 오니 가슴이 뛴다'고 했다"며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주무부서인 국토부 장관에게 '역할 의지'를 강조하셨지"라고 썼다.

    "가덕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 이게 나라냐?"

    김 전 의원은 "나는 가덕도에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가덕도에 가면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지금 가덕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솔직히 이게 나라냐. 우리 수준이 이것 밖에 안되나. 이러고도 이 나라의 정치를 책임지는 정치인들이 맞나"라며 "이 나라 민주주의가 이것 밖에 안되나"라고 맹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국토부가 낸 보고서에서 지적된 접근성, 안정성, 환경성, 시공성, 운영성, 경제성, 사회적 비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이 문제는 가덕도를 가면 가슴이 뛰는,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떻게 과학의 영역이고 실증의 영역인 공항 부지 선정을 특별법으로 결정하나"라면서 "지난 19년 동안이나 끌어 온 이 문제가 왜 보궐선거 막바지에 졸속으로 처리 되나"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토부가 말한 가덕도처럼 위험한 공항은 세계에 없다는데 세월호에서 그토록 안전을 강조하고 세월호 사망자들에게 고맙다던 대통령께서 왜 이 문제는 예외로 대하나"라고 비판했다.

    "특별법 만든 국회 소환하고 탄핵해야… 가덕도 신공항 책임질 사람 다 떠난다"

    김 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 특별법을 만든 국회를 소환하고 탄핵해야 한다. 이 모든 절차와 이에 관여한 모든 사람과 기관을 감사해야 한다"며 "어느새 변창흠이 집으로 갔다. 김경수도 부산 앞바다에서 곧 떠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뛰는 가슴을 안고 영축산 부산 알프스로 떠나가실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언젠가는 가덕도에서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대들이 가슴이 뛴다는 말씀만 부산 앞바다 가덕도 갈매기들과 함께 남아 파도에 실려 갈 것"이라며 "아주 부끄러운 뒷맛을 남긴 채"라고 토로했다.

    앞서 민주당은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국토부와 기재부 등 관련 부처가 반대하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을 면제해주는 등 선거 이슈로 부상시켰다.

    결국 가덕도 신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입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관련 절차를 단축시키고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지난 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재석 229명, 찬성 181명, 반대 33명, 기권 15명으로 해당 특별법을 가결했다.

    한편 가덕신공항 추진과 관련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4일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예비타당성 조사,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 단축과 조기 착공 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