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기자간담회서 "대북제재가 북한 인도적 위기 원인…금융·석탄 등 제재는 해제해야"
  •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지원과 관련, 인도적인 범위를 넘어 금융·철강·석유 등에 대한 제재 완화까지 단계적인 해제가 필요하다고 29일 주장했다. ⓒ뉴데일리 DB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지원과 관련, 인도적인 범위를 넘어 금융·철강·석유 등에 대한 제재 완화까지 단계적인 해제가 필요하다고 29일 주장했다. ⓒ뉴데일리 DB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단계적·점진적 협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이에 맞춘 점진적 대북 제재 해제를 주장했다. 이 장관은 또 아직 미국과 일정조차 잡지 않은 미국 방문을 준비한다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적 대북 지원 넘어 금융·석유 분야 대북 제재까지 해제해야"

    이인영 장관이 지난 29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금융·철강·석탄·섬유·노동력·정제유 등에 대한 대북제재 완화나 단계적인 해제까지 국민들과 국제사회의 공감 속에서 진척시켜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국경제>가 전했다.

    이 장관은 대북 제재가 북한 내 인도적 위기의 원인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도 대북제재가 북한 주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지원 활동을 제한하는 것을 의도하지는 않는다"면서 대북제재 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간담회에서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단계적, 동시적 접근을 통해 진전되면 제재 완화 등 유연성이 발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허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섞인 전망을 내놨다.

    "북미 대화만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입장"이라고 주장한 이 장관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유동성이 커지면서 우리의 대북정책 추진 여건이 왜곡되거나 때로는 장애가 조성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8일에도 "대북제재로 인한 어려움에 우한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로 북한 내 식량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을 것"이라며 대북제재를 식량난의 원인으로 꼽았다고 <한국경제>는 덧붙였다.

    이인영, 지난주 AZ 백신 1차 접종…5월 대통령 방미 수행하나

    이 장관은 간담회에서 "5월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며 "대북 정책에 대한 한미 간 전략적 조율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시간표를 앞당기는 중요 계기가 될 수 있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장관의 발언은 개인적인 희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29일 통일부에서 나온 소식을 보면, 그가 미국에 직접 가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요구할 수도 있어 보인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9일 "이인영 장관이 지난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1964년생으로 백신 우선접종대상이 아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에 가려면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하기 때문에 미리 맞고 대기하는 것"이라며 "짧으면 4주, 기본적으로 8주 가량 지난 후에 2차 접종을 해야되고 그로부터 2주가 지나야 (미국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준비 차원에서 미리 접종했다"고 설명했다.

    이인영 장관이 2차 접종까지 마치고 미국을 방문하려면 일러도 6월은 넘겨야 한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장관의 백신 접종은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북 문제에 대한 후속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전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방미 계획은 미국 측과도 전혀 협의가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또한 "(이 장관의 방미) 일정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