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 피해자… 입법·사법·행정경험 풍부한 4선 의원"야권 빅텐트 단단하고 크게 지을 것… 제갈량의 지략으로 원내 행정 이끌겠다"
  • ▲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은 지난해 원 구성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제대로 협상도 해보지 못하고 180석에 가까운 거대여당에 끌려다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 사령탑은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승리한 후 자신감을 얻은 자당 의원들을 결속해 내년 대선 승리에 기여해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이런 가운데 정권 심판의 적임자라며 차기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김기현 의원은 자신감이 넘친다. 김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문재인정권을 쫓아내고 반드시 정권 탈환을 이뤄 대한민국을 다시 상식사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국·임종석 불기소결정문, 정권교체 시 수사 의지 담아"

    김 의원은 먼저 원내대표에 출마한 이유로 "문재인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것이 내년 대선의 핵심 화두이고, 이를 위해 야권 대통합이 과제"라며 "저는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한 당 운영과 야권통합에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의 피해자로 문재인정부의 불공정을 알리기에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범행에 가담한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는 등의 문구를 사용하며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한 것을 아쉬워한 김 의원은 정권이 바뀌면 재수사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정권의 법치파괴와 불공정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생생하게 잘못된 점을 물을 수 있다"며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의 핵심은 여전히 절반 정도가 땅에 묻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검찰의 불기소결정문을 보면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자료도 제출하지 않으니 더 이상 방법이 없어 이 정도에서 그만두지만 차후에 수사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지적한 김 의원은 "진실을 끝까지 밝혀야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공권력을 악용해 민주주의를 말살시키는 폭거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원 구성 재협상? 장물의 반환을 요구하는 것"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 차이로 야당이 힘을 쓰지 못한 지난해 원 구성이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김 의원은 이를 장물(贓物·불법으로 가진 타인 소유의 재물)에 비유하며 맞받아쳤다.

    그는 "우리는 원 구성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장물의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도둑질한 것을 돌려줄까 말까 선택할 권리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김 의원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고 민주당이 반드시 해야 할 의무사항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입법(국회의원)·사법(판사)·행정(울산시장) 경험을 두루 갖춘 유일한 후보라는 것이 강점을 꼽힌다. 한나라당에서 원내부대표와 대변인, 새누리당에서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 의장 등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정치적 경험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예산을 관리하며 종합 행정조직을 통솔한 리더십과, 당 조직을 관장한 현장경험 등 정치현안 전반에 대해 꿰뚫는 장점은 다른 후보가 갖추지 못했다"는 자평이다.
  • ▲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필리버스터·김명수 탄핵시위 주도

    김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제갈량의 지략'으로 원내 행정을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목소리가 크다고 강한 것이 아니다. 101석밖에 안 되는 야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투쟁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우리가 주장하는 얘기에 국민이 납득하고 지지하게 만드는 것이 강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어 "저는 독하다. 21대 국회에서 최초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탄핵하라는 1인시위도 가장 먼저 했다"고 소개한 김 의원은 "싸울 때는 싸우고, 피할 때는 피하고, 우회할 때는 우회하는 전략을 펴겠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중심의 '야권 빅텐트'를 만들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과 함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야권 대통합을 할 수 있는 우리 당 힘을 키우는 데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을 영입하기 위한 전략을 쓰지 않겠다.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야권 대통합 과정에서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다. 야권 빅텐트를 단단하고 크게 짓겠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내년 대선 승리 전략으로 국민의힘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값, 일자리 문제 등 2030 청년층의 욕구 충족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대안 제시를 위한 비전 연구 △문재인정권에 등 돌린 중도좌파 끌어안기 등을 내세웠다.

    "'비상식·불공정·특권·내로남불이 판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느냐'는 중도층을 끌어안아 반문(反文)세력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김 의원은 "이를 위한 국민의힘 중심의 야권 빅텐트를 만드는 일에 역량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