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교민 3500여명, 아직 피해 없어… "군부도 '외국 기업이 경제에 도움' 잘 알아"
  • ▲ 외교부는 지난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과 관련, 대변인 성명을 내고
    ▲ 외교부는 지난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과 관련, 대변인 성명을 내고 "최근 미얀마 내 정치적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2일 밝혔다. ⓒ뉴시스
    미얀마 군부가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과 관련해 외교부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최근 미얀마 내 정치적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구금된 인사들 석방 촉구한다"

    외교부는 2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 정부는 지난 총선에서 표명된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 국민들의 열망을 존중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또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고,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평화적인 방식으로 현 상황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제사회와 함께 미얀마 내 정세 동향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는 미얀마에 거주 중인 교민 안전에 대해 설명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현재까지 미얀마 체류 우리 국민들 관련 접수된 피해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미얀마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규모는 대략 3500여명 정도로 알고 있다"며 "현재 미얀마 주재대사관은 본부와 유기적 소통을 하며 현지에서 가용한 통신수단을 적극 활용해 한인회 및 진출 기업에 현지 상황 전파하고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최 대변인은 강조했다.

    민주적 선거 결과에 불만... 미얀마 군부, 결국 쿠데타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인사들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미야와디(Myawaddy)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선거 부정에 대응해 구금 조치를 실행했다"며 "앞으로 1년간 군부가 미얀마를 장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권력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고 전했다.

    미얀마 민주화 상징인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 2015년 총선 승리로 53년 만에 군부 독재를 끝냈다. NLD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도 전체 선출 의석의 83.2%를 차지해 '문민정부 2기'가 열릴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군부는 선거 직후부터 유권자 명부가 실제 명부와 860만 명 가량 차이가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급기야 지난 1월 26일에는 쿠데타를 언급하며 여당과 국민들을 위협했다.

    "우리 국민이나 진출 기업 활동은 제약받지 않을 것"

    한편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기득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군부의 우려"를 원인으로 꼽았다. 김성원 부산외대 교수는 2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군부 입장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그냥 인정하고 가기에는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게 이번 쿠데타의 결정적인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 결과가 너무 한쪽에 치우치게 나오다 보니까 군부에서는 수치 고문이 틀림없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개헌을 모색하지 않을까 걱정했을 것"이라고 지적한 김성원 교수는 "여태까지 가지고 있던 기득권을 어떻게든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군부가 국가 이익과 관계없이 그야말로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쿠데타로 미얀마의 우리 교민이나 기업의 안전에는 별 탈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이 움직여야 세금도 나오고 자기들도 이익을 보는 거니까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해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의 활동을 금지하는 조치는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미국에서도 당장 쿠데타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심적 부담은 되겠지만, 그렇다고 외국 기업을 한꺼번에 몰아내는 조치는 안 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 기업들이 들어와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을 직접 봤고, 그로 인해 부동산이나 여러 기관들이 많은 이득을 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