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우드워드 책 <격노> 미군 폭격기 NLL 훈련 후 청와대 NSC “미국 너무 나갔다”
  • ▲ 2017년 12월 한미연합 공습훈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12월 한미연합 공습훈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과 북한 간 전쟁 위기가 고조됐던 2017년 9월, 미군이 폭격기와 전투기 20여 대를 동원해 북한 모의공습훈련을 벌이자 청와대 국가안보회의(NSC)가 “미국이 너무 나갔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책 <격노>에 따르면, 2017년 9월25일 미군은 B-1B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20여 대를 동원해 북한 모의공습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9월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대응 차원으로 알려졌다.

    밥 우드워드에 따르면, 미군 폭격기와 전투기는 당시 동해 북방한계선(NLL)보다 북쪽 공해상까지 올라간 뒤 북한 영공 진입 직전까지 접근해 훈련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했다. NSC는 회의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도를 넘은 것 같다”며 미국을 비판하는 보고를 했다고 한다. 한국은 이후 이런 불만을 미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 (미북 간) 상황이 심각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7월6일 베를린선언도 미북 간 전쟁 위기 타개책으로 나온 언급이었다”는 지난 14일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발언과 연결된다.

     당시 청와대 안팎에서는 “미국과 북한 간 긴장 수위가 더 이상 높아지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화성-14형 첫 발사 때는 북한 시험장과 같은 거리에 전술미사일 발사

    미군의 북한 모의공습훈련은 같은 해 7월4일 북한이 ‘화성-14형’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뒤 한미연합군이 실시한 전술미사일 사격보다 더 강력한 대응이었다. 당시 미군이 쏜 전술미사일은 299km(186마일)를 비행했다. 발사 방향을 북서쪽으로 돌리면,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한 장소에 닿는 거리다.

    “미군 미사일이 날아간 거리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장소, 위성사진상 김정은의 텐트와 정확히 같은 거리였다”며 “이 훈련의 의미는 분명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밥 우드워드는 설명했다.

    즉, 미국이 7월에 명백히 경고했음에도 김정은은 ‘화성-14형’과 ‘화성-15형’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6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미국은 더욱 강도 높게 대응했다는 뜻이다.

    한편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미군의 북한 모의공습훈련을 두고 “이런 극단적 도발의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인들은 2017년 7월부터 9월 사이가 얼마나 위험했는지 거의 알지 못했다.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국 국방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그냥 나가버려 이성을 앞세울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