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천주교 지도자 초청 오찬… 기독교계 "잠복기 무시하고 교회에 책임 돌려" 文 비판
  •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천주교 지도자와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천주교 지도자와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우한코로나 재확산과 관련해 "정부는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15 광화문집회로 전광훈 목사 등 사랑제일교회 교인 확진자가 급증한 상황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文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 지치고 짜증"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천주교 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순간의 방심으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들 마음이 매우 지치고 짜증도 나고 심지어는 분노하는 그런 마음들도 많이 있다"며 "방역상황이 더 악화되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높이게 된다면 우리 경제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또 고용도 무너져 국민들의 삶에서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역감염이 시작된 2월 전국의 가톨릭 교구에서 일제히 미사를 중단하는 큰 결단을 내려주셨고, 연중 가장 큰 행사인 사순절과 부활절 행사를 방송으로 대신하여 국민 안전을 지켜주셨다"면서 "코로나 극복과 수해복구에도 국민들께 많은 위로를 주었다. 감사드린다"고 치하했다.

    이에 염수정 추기경은 "저희 모두도 우리 신자들과 함께 기도로 마음을 모으고,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권고하며 함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염 추기경을 비롯해 김희중·조환길 대주교, 이기헌·권혁주·이용훈·유흥식·손삼석 주교, 김준철 신부 등 9명이 참석했다.
  • ▲ 한국교회수호결사대 등 단체 회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교회에 정부의 방역 실패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교회수호결사대 등 단체 회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교회에 정부의 방역 실패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독교계 "교회 마녀사냥하는 정부 못 믿어" 반발

    이날 청와대 인근에서는 현 정권이 방역실패 책임을 집회 참가자에게 돌린다는 기독교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교회수호결사대 등 단체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차원의 위기를 덮기 위해 또 다시 한국교회를 마녀사냥하여 희생양 삼으려는 '정치쇼'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잠복기는 하루가 아니다. 지금 나온 확진자는 1∼2주 전에 감염된 사람"이라며 "잠복기를 무시하고 8·15 집회 다음날 대량 확진자를 발표해 (교회를) 마녀사냥하는 정부를 믿을 수 없다. 교회가 무슨 잘못인가"라고 항변했다.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교회를 희생양으로 삼은 잘못을 사과하고 대면예배와 모임 중단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한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방역 실패 책임을 물어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해임하라는 요구도 내놓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전국학부모단체연합·진실역사교육연구회·서울대트루스포럼 등의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