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삼성, 아빠는 버스회사 근무… 일가족 3명 코로나 감염수도권서 매일 환자 30~50명 발생… 격리치료 환자 27일 만에 1천명 넘어
  • ▲ 10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우한코로나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 10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우한코로나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우한코로나(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에 대해 방역당국은 확진자를 발견하는 시점이 늦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등지에서 코로나 감염이 대유행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수원에선 삼성전자와 한 버스회사에서 일하는 일가족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일일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격리 치료를 받는 환자 수는 27일 만에 다시 1000명을 넘어섰다.

    "감염 연결고리 못 끊으면 수도권 대유행 배제 못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보건당국이 굉장히 열심히 속도를 내 접촉자들을 광범위하게 잡아 검사와 격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집단 발병이 이어지고 있다"며 "확진자 인지 시점이 굉장히 늦다는 데 이유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봤을 때 잠복기가 4일 정도로 굉장히 짧다"면서 "한 환자가 생기고 다음 환자가 발병할 때까지 이른바 '세대기'라고 불리는 기간도 3일 정도로 굉장히 짧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속도 안에 접촉자를 찾아 격리하지 못하면 확진자를 찾았을 때에는 이미 2차, 3차 전파가 일어난 상황"이라며 "거기에는 무증상이나 경증이 있기 때문에 무시하는 경향들도 상당히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집단감염'이 대규모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도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전파되고 있다"며 "계속되는 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대규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방대본은 집단감염 사태가 고령층이 주로 머무는 쉼터나 교회, 복지시설 등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일주일 새 발생한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의 26.6%(74명)를 차지했다. 5월 첫째주(3~9일) 3명에 비해 24.7배나 급증한 수치다. 10일 오전 0시 기준 집단감염 사례 중 65세 이상 환자의 비율은 서울 관악구 소재 미등록 건강용품 방문업체 리치웨이 관련이 54.1%,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이 31.5%로 집계됐다.

    고령 환자가 늘면서 위중·중증 환자도 늘고 있다.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는 위중환자는 현재 6명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이 3명, 원어성경연구회·쿠팡물류센터·행복한 요양원 관련이 각각 1명씩이다.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쿠팡물류센터 관련 3명, 수도권 개척교회·용인형제·리치웨이 관련이 각각 1명이다. 그 외 3명은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위중·중증 환자 중에는 사망자도 3명 나왔다. 원어성경연구회·쿠팡물류센터·행복한 요양원 관련이 각각 1명씩이다.

    1주간 신규환자 중 26.6%가 65세 이상


    정 본부장은 "최근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사회적 접촉이 늘어나면서 감염이 많이 증가하는 데 위중도가 높아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장소의 모임은 가지 말고, 불가피하게 참석하더라도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식사나 노래 부르기 등의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내의 위험한 환경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되 마스크를 손으로 만지거나 코에 걸치다 보면 표면에 묻어있는 바이러스가 손을 통해 침투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 지난 9일 직원이 확진판정 받은 서울 송파구 강남대성학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뉴시스
    ▲ 지난 9일 직원이 확진판정 받은 서울 송파구 강남대성학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뉴시스
    감염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중과실에 따른 방역수칙 위반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수도권의 지역사회 감염자 숫자가 매일 30명 내지 50명 수준으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도권 밖의 취약시설과 소규모 모임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연쇄감염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러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일제 점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모든 사적 모임이나 시설을 점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방역조치를 방해하거나 고의·중과실로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집단감염을 일으키는 경우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구상권 청구 등 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의 이같은 강경 대응 방안은 이달 들어 수도권의 지역사회 감염자 숫자가 매일 30명 내지 50명 수준으로 증감을 반복하는 데 따른 것이다.

    수도권서 매일 30~50명 확진자 발생… 격리치료 환자 27일 만에 1천명 넘어

    방대본에 따르면, 10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누적 환자수가 하루새 50명 늘어 1만1902명이 됐다. 국내 일일 확진자 수는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첫 환자가 확인된 지난달 23일 이후 28일 79명으로 급증했다가 29일 58명, 30일 39명, 31일 27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수도권 개척교회와 리치웨이, 양천구 탁구장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탓에 6월 들어서는 1일 35명, 2일 38명, 3일 49명, 4일과 5일 각각 39명, 6일 51명, 7일 57명, 8일과 9일 각각 38명, 10일 50명 등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50명 중 지역사회 감염 사례는 43명, 해외 입국 사례는 7명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환자 43명 중 40명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경기 20명, 서울 12명, 인천 8명 등이다. 그 외에는 경남 2명, 강원 1명으로 확인됐다. 해외 입국 사례 7명 중 6명은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진자로 분류됐고, 나머지 1명은 검역 통과 후 경기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추가된 확진자 중에는 수원시 영통구의 일가족 3명이 포함됐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내 스마트제조동에서 청소업무를 하는 용역업체 직원 A씨(50대·여)와 남편인 수원여객 기사다. A씨의 아들은 서울 송파구 강남대성학원 근무자로, 지난달 30일 양천구 탁구장을 방문한 뒤 전날 확진판정을 받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입원했다. 이어 이날 오전 A씨 부부 역시 확진판정받아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옮겨졌다.

    삼성전자 측은 A씨가 확진판정 받은 사실을 통보받은 뒤 해당 연구동 건물을 폐쇄조치하는 한편, 직원 등 1200명은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재택근무 체제에 들어간 1200여명 중 검사 대상은 230여명으로, A씨와 함께 일하는 용역업체 직원 9명은 전원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날 신규 환자들 중 절반에 가까운 24명(48%)이 60대 이상 고위험군이었다. 60대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7명, 80대 이상 1명 등이다. 그 외에는 9명 이하 1명, 10대 2명, 20대 6명, 30대 9명, 40대 1명, 50대 7명 등으로 나타났다.

    완치자는 22명 늘어난 1만611명(완치율 89.2%), 사망자는 2명 발생해 276명(치명률 2.32%)으로 집계됐다. 연령별 치명률은 80대 이상 26.25%, 70대 10.36%, 60대 2.58%, 50대 0.70%, 40대 0.19%, 30대 0.15% 등으로 확인됐다.

    확진자로 분류돼 격리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날보다 26명 늘어난 1015명이다. 지난달 14일 0시를 기해 1000명 밑으로 떨어졌던 격리 치료 중인 환자 수는 27일 만에 다시 1000명 이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