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인 탐지·포착·제거작전… 적 종심까지 침투해 폭격 유도, 요인 납치 암살 수행
  • ▲ 지난 11월 11일 군산 미공군기지에서 실시한 한미 특전사 연합훈련. 흰옷을 입은 사람이 고가치 목표(HVT)로 추정된다. ⓒ미군 영상사진 아카이브 제공.
    ▲ 지난 11월 11일 군산 미공군기지에서 실시한 한미 특전사 연합훈련. 흰옷을 입은 사람이 고가치 목표(HVT)로 추정된다. ⓒ미군 영상사진 아카이브 제공.
    미국 국방부는 최근 한미 특수부대들이 소위 ‘대북 참수훈련’을 실시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두고 “잘못된 보도, 무책임하고 위험한 보도”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훈련 내용 등을 살펴본 군사전문가들은 한미 특수부대들이 전시에 대비한 임무 숙달 훈련을 한 것으로 풀이했다.

    美국방부 “해당 보도, 잘못됐고 무책임하고 매우 위험” 비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4일 미국 국방부의 공식 답변을 소개했다. 미 국방부는 한미 특수부대 공동훈련 관련 보도에 대해 “이런 훈련이 진행됐다거나 이런 종류의 영상이 우리 디지털 플랫폼에 실려 있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면서 “해당 보도는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고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더이상 관련 내용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김영규 주한미군 공보관 또한 해당 훈련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보도한 ‘참수훈련’이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한미 부대들이 연례적으로 하는 종합적인 연합 전술훈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가 말한 관련 훈련 사진은 현재 미 국방영상정보 배포시스템(DVIDS)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은 모두 12장으로, 일부만 보면 ‘참수작전’으로 오해할 소지도 있다. 그러나 사진을 모두 보면, 한미 육군 특수부대들이 전시 임무를 숙달하기 위한 훈련임을 알 수 있다.
  • ▲ 먼 거리에서 적 요인(HVT)를 포착, 제거하는 저격 훈련을 하는 한미 특전사 대원들. ⓒ미군 영상사진 아키이브 제공.
    ▲ 먼 거리에서 적 요인(HVT)를 포착, 제거하는 저격 훈련을 하는 한미 특전사 대원들. ⓒ미군 영상사진 아키이브 제공.
    사진에는 한국 특전사 제7여단 장병과 미 육군 특전단(일명 그린베레) 파견대 장병들이 장거리에서 고가치목표(HVT, 적 요인을 지칭하는 단어)를 탐지·포착해 제거(저격)하는 훈련, 전시 적의 종심(從心)까지 침투해 들어가 아군 공군기가 주요 목표를 정밀폭격할 수 있게 유도하는 ‘합동화력관측관(JFO·Joint Fires Observer)’ 및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Joint Terminal Attack Controller)’ 훈련, 적 전략시설 또는 HVT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에 진입한 뒤 근접전투(CQB·Close Quarters Battle)로 적을 제압하는 훈련 모습들이 담겼다.

    이들이 훈련한 곳은 한국 특전사 제7여단 주둔지와 비교적 가까운 전북 군산의 미 공군기지였다. 군산기지에는 F-16C를 갖춘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주둔하고, 부지도 넓어 다양한 훈련이 가능하다.

    신종우 “한미 특전사, 전시 임무 숙달하는 훈련”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사진을 보면 한미 특전사 장병들이 여러 가지 훈련을 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이어 JFO와 JTAC 훈련, CQB 훈련 등을 설명하며 “이런 것들 모두 특수부대의 전시 임무”라고 설명했다. 미군 그린베레나 한국군 특전사 모두 유사시 적의 후방에서 활동하는 부대인 만큼 적 전략시설을 타격해 HVT를 확보하거나 제거하는 훈련을 평소 꾸준히 실시한다는 설명이었다.

    신 국장은 “일각에서 말하는 ‘참수작전’은 과거 정부가 북한에 더욱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려고 특전사의 전시 임무에 ‘참수’라는 단어를 붙인 것”이라며 “한미 특전사는 ‘참수’라는 단어에 개의치 않고 평소 전시 임무를 숙달하기 위해 훈련한다”고 설명했다.
  • ▲ 적 주요시설에 돌입할 때 필수적인 근접전투(CQB) 훈련을 하는 한미 특전사 대원들. ⓒ미군 영상사진 아카이브 제공.
    ▲ 적 주요시설에 돌입할 때 필수적인 근접전투(CQB) 훈련을 하는 한미 특전사 대원들. ⓒ미군 영상사진 아카이브 제공.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한미 특전사의 해당 훈련을 ‘참수훈련’이라고 부른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해당 훈련을 언급하며 “겉으로는 북한군이 남한 요인을 납치한 상황을 가정해 그 인질을 구출하는 훈련 형식을 취했지만, 누가 봐도 북한의 최고지도부를 참수하기 위한 작전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해당 훈련을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과 비교하며 “미북관계, 한반도 상황이 매우 예민한 때에 이런 훈련 장면이 공개돼 미국이 북한을 더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는 것 아니냐는, 당연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