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자단 간담회서 '유엔 제재' 언급… "조국 후임 인선 서두르지 않겠다"
  • ▲ 청와대 출입기자단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 청와대 출입기자단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을 가는 것 자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에게는 비핵화 의지가 확실한데 이를 실행하려면 미국이 대화를 통해 받쳐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文대통령 "금강산 관광 자체는 유엔 제재 대상 아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 5시부터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금강산 시설 철거를 북한과 협의한다는 내용에 대해 “국민들의 정서에 배치될 수 있고, 그런 부분들로 남북관계를 훼손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 (금강산) 관광 자체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다. 관광의 대가를 북한에게 지급하는 것이 제재에 위반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러니까 기존의 관광 방식(금강산 관광의 대가를 북한에 주는 방식)은 안보리 제재 때문에 계속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확실히 현존하는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남북 간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을 쓰는데, 그것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수준과 같다”며 “그런 의지를 김정은이 여러 번 피력했고, 나뿐만 아니라 김정은을 만난 모든 정상들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조건들이 갖춰질 때 완전한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그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우리의 안전과 밝은 미래가 보장돼야 한다(북한의 체제 보장)’는 주장”이라며 “문제는 그에 대해 김정은이 바라는 조건을 미국이 대화를 통해 받쳐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미국의 ‘행동’이 선행되어야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기자들의 질문은 대학입시 문제와 조국 전 법무장관의 후임 인선, 검찰 개혁 등으로 이어졌다. 대입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출범할 때 제일 강조한 것이 공정이었다”면서 “그런데 요즘 보면 입시에서의 공정은 그 개념이 굉장히 다른 것 같다. 공정에 대한 잣대와 기준이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전 교육관계장관회의에서도 정시 비중에 관한 주장을 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전 교육관계장관회의에서도 정시 비중에 관한 주장을 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 상위권 대학들이라도 정시·학종 비중 조정해야"

    문 대통령은 “수능은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할수록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는, 부를 대물림하는 그런 구조여서 이를 벗어나기 위해 대입전형을 다양하게 만드는 게 공정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지금 학생부 종합전형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잃자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차라리 점수를 따지는 수능,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부 종합전형 비중을 낮추고 정시 비중을 높이는 것을 모든 대학에서 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니라 대입에서 초점이 되는 서울 상위권 대학이라도 학종 비율을 균형있게 바꾼다면 대입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많이 줄고, 전체적으로 (대입시험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와 후임 인선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서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검찰 개혁 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고 또 패스트 트랙으로 나온 입법이 통과될지 하는 것도 관심사이기 때문에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며 “그런 일(후임 법무장관 인선)로 (검찰 개혁에) 변수를 만들지 않으려 한다. 국민이 인정할 정도로 성과를 내는 게 과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지금은 법무장관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취임 2년 6개월 반환점의 소회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우리 나름대로 쉼 없이 달려 왔지만 정말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며 “적어도 일자리 문제나 소득분배 이런 부분들이 좋아지는 기미는 보이지만 아직 국민들이 동의할 만큼 체감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기존의 경제·사회 정책기조를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가수 ‘적재’의 공연으로 시작된 간담회는 문 대통령의 인사와 기자단 간사의 답사와 건배사, 질의응답, 문 대통령의 마무리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는 신문, 방송, 지역언론, 뉴미디어 외신 등 249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하 국민소통수석 등 주요 비서진들이 모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