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 원인 지목 ‘세타 엔진’ 문제…검찰, 지난 2월 현대차 본사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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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차가 엔진 결함을 은폐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현대차 계열사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지난 4월 26일과 29일 방창섭 현대케피코 대표이사(59)를 소환 조사했다. 그는 2015년부터 3년간 현대차 품질본부장(부사장)을 맡아 신차 생산 등을 책임졌으며, 지난해 말 현대케피코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케피코는 자동차 엔진 등의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차 계열사다.

    검찰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 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어 현대차 품질전략실장이었던 이 모 현대위아 전무(60)를 소환 조사했다. 이 같은 검찰의 움직임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수사의 방향이 그룹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 윗선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이 결함을 은폐한 것으로 의심받는 제품은 2011년부터 한동안 YF쏘나타, 싼타페, K5, 쏘렌토 등에 사용된 ‘세타 Ⅱ 엔진’이다. 주행 중 화재 발생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과 시민단체의 비난과 지적은 오래 된 일이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내부 제보에 따른 것이었다. 내부 제보를 받은 국토교통부는 2016년 10월 32건의 차량 결함 의혹을 제보받아 조사를 진행했고, 이중 5건이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라고 판단했다.

    국토부는 2017년 5월, 제작결함 5건에 대한 강제 리콜을 결정했다. 국토부는 현대차가 결함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관련 사실이 알려진 뒤 서울YMCA도 “현대차가 세타2 엔진 결함을 은폐한 것이 의심된다”며 정몽구 회장 등을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차 그룹 측은 “‘세타 Ⅱ 엔진’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그룹의 주장은 갈수록 설득력을 잃고 있다.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대·기아차 그룹의 ‘세타 Ⅱ 엔진’ 장착 차량을 조사한 결과 문제를 발견했다”면서 “2011년부터 8년 동안 미국에서 판매한 ‘세타 Ⅱ 엔진’ 장착 차량 300만 대를 리콜하라”고 명령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2015년에도 해당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리콜했지만, 결국 엔진 자체에 문제가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그러나 한국에서는 “세타 Ⅱ 엔진 문제는 수출용 차량에만 해당되는 것”이라며 리콜을 하지 않았다. 이후 국내에서도 해당 엔진을 장착한 차량들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 소비자들의 많은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