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혁철 외무성 복귀, 통역 신혜영도 문책…김영철 징계는 시간 걸릴 듯”
  • ▲ 베트남 하노이에서 포착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트남 하노이에서 포착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실무진들을 문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6일 보도했다. 문책 대상자는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신혜영 1호 통역관 등이라고 한다.

    <조선일보>는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관련 ‘총화(반성회)’를 가진 뒤 협상 실무자들을 문책했다”고 전했다.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전부 실장은 미국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협상 상황 보고를 부실하게 했다는 점, 신혜영 통역관은 회담 당시 김정은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실수 때문에 문책을 당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국무위원회에 특별히 자리까지 만들어줬던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의 경우 북한 내에서 ‘중대학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대외적 시선 등을 고려해 외무성으로 복귀하는 수준으로 정리됐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김혁철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북 협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혜 통전부 실장은 올해 1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미국을 찾았다. 2월에는 평양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미국 실무협상단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김정은이 2월 26일 하노이에 도착한 뒤 협상 상황을 보고했다. 김성혜 실장이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문책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문책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신혜영 통역관은 김정은이 직접 발탁했다고 알려져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신혜영은 2월 28일 양 정상 간 대화에서 합의 무산이 선언된 뒤 김정은이 “한 가지 더 이야기할 게 있다”고 말했는데 통역을 미처 못해 트럼프 대통령이 듣지 않고 나가버린 일이 있었다. 또한 단독 정상회담 때는 외신기자가 김정은에게 “협상을 타결할 자신이 있느냐” “미국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에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었을 때 멈칫 했고, 그러자 미국 측이 대신 통역했다. 이 때문에 문책을 당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일각에서는 대미협상 총책임자였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도 하노이 협상 결렬 책임을 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면서 “다만 김영철이 고위급이라 대외적 시선을 고려해 문책 수위를 조절하느라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뒤 한미 정보당국 안팎에서는 북한 내부에서 누군가는 숙청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의 숙청설도 나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