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산둥·랴오둥반도 ‘항로 독점 운영권’넘기기로… 중국 ‘보하이 페리’ 와 MOU"
  • ▲ 중국 증권시보가 보도한 보하이 해운과 북한 남포시 간의 해운로 독점운영권 양수 MOU 체결식 모습. ⓒ中증권시보 관련보도 캡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홈페이지.
    ▲ 중국 증권시보가 보도한 보하이 해운과 북한 남포시 간의 해운로 독점운영권 양수 MOU 체결식 모습. ⓒ中증권시보 관련보도 캡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홈페이지.
    북한이 중국 해운업체에 남포항과 중국 산둥·랴오둥반도 간 항로 독점운영권을 넘겼다. 북한은 이를 시작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참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3월29일 중국매체 <증권시보>를 인용 “중국 ‘보하이페리’가 남포시와 중·북 해상항로 개설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KOTRA에 따르면, 북한 남포특별시 노동당 부위원장 겸 부시장 노길현은 지난 3월19, 20일 중국의 ‘보하이페리’를 방문해 중국 산둥반도·랴오둥반도와 남포항 간 여객항로 개설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 여객항로에는 호화 크루즈선도 포함됐다.

    KOTRA에 따르면, 남포시는 다른 해운회사와 경쟁성이 있는 항로를 개설하거나 같은 종류의 업무협력은 할 수 없으며, ‘보하이페리’가 옌타이-남포, 다롄-남포 간 항로 운영권을 독점적으로 갖는다는 데 동의했다.

    KOTRA는 ‘보하이페리’의 성격으로 볼 때 남포항과의 이번 MOU가 ‘일대일로 구상’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KOTRA에 따르면 ‘보하이페리’는 아시아 최대 여객운송업체로 산둥성 옌타이와 랴오닝성 다롄, 펑라이와 뤼순, 롱커우와 뤼순 사이를 운항하는 노선을 쥐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공산당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의 선봉을 맡아 여러 나라에 해운항로를 개설했다. 평택과 옌타이를 오가는 한중 항로도 ‘보하이페리’가 운영한다. 이 항로는 개항 이래 60만 명의 여객, 15만 TEU의 화물 운송 실적을 보였다. 이 업체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러시아·필리핀·베트남 등에도 30여 항로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하이페리 “일대일로 전략에 따라 北과 적극 협력”

    실제로 MOU를 체결하는 자리에서 위신젠 ‘보하이페리’ 부사장은 “이 항로는 일대일로 발전전략에 따라 북한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양국 간 강점을 보완하고, 자원 공유, 상호 이익을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길현 남포시 부시장은 답사에서 “이번의 성공적인 협력을 통해 양국 간 경제·무역·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하이페리’에 항로 독점운영권을 넘겨준 남포항은 북한의 서해 관문에 해당하는 도시로, 평양과 불과 50km 떨어져 있다. 남포항의 7개 부두에는 크레인 등의 장비가 구비돼 있고, 1만t급 이상의 화물선 여러 척이 동시에 하역할 수 있다. 1986년에는 인천항처럼 갑문을 만들어 안정적인 항만 운용이 가능해졌다. 또한 남포시에는 각종 공업시설이 있어 제조업 기지로 육성하기에도 좋다.

    남포항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의 옌타이와 다롄은 ‘일대일로 구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국가전략 중점발전도시’로 육성되고 있다는 게 KOTRA의 설명이다. 옌타이·다롄은 산둥반도와 징진지(베이징-텐진-허베이성), 랴오둥반도를 모두 포함하는 환보하이(환발해) 지역 가운데서도 중심도시로 꼽힌다.

    KOTRA는 “중국과 북한은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협력 계기를 맞이하고 무역을 한층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OTRA의 지적처럼 중국이 남포항을 ‘일대일로 구상’의 거점으로 삼을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더욱 약화되는 것은 물론 한국 또한 ‘일대일로 구상’에 참여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