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성황’... 공천권 쥔 황교안 체제 적응 움직임 분석도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 및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 및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자유한국당에 황교안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내에는 새 바람이 분다. 김병준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는 비대위에 대한 성토와 불만이 끊이지 않았지만, 황교안 체제가 들어서면서 의원들이 대여투쟁에 화력을 모으는 모습이다. 공천권을 쥔 황교안 체제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달라진 분위기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도 감지됐다. 4선 이상 중진의원 17명 중 13명이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제외하고도 11명이 출석했다. 

    미세먼지, 하노이회담 관련 정부 강력 질타
    회의 분위기도 달랐다. 중진의원들은 작심한 듯 문재인 정부를 성토했다. 김무성 의원은 “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을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 정신 좀 차리라”고 질타했다. 다른 중진의원들은 하노이 미북회담에서 보여준 정부의 정보 수집능력 결여를 맹공격했다. 

    김병준 비대위에서 중진연석회의가 열리면 비대위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흘러 나오고 내부 총질이 시작됐던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홍준표 전 대표가 중단시킨 중진연석회의를 1년 만에 부활시키면서도 쓴소리를 들었다. 회의 때마다 ‘‘당이 제대로 싸우고 있지 못하고 있다” “김병준 위원장이 화두로 꺼낸 ‘국가주의’라는 말을 국민들이 잘 납득하지 못할 것 같다”는  등 혹평이 이어졌다. 

    중진의원들이 '비대위 체제를 끝내야 한다'는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 김 위원장이 “비대위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회의 분위기가 냉랭해진 적도 있었다. 

    반면 황 대표 당선 후 첫 중진연석회의는 당내에서도 ‘분위기가 이렇게 좋을 수 있나. 놀랐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도 총 의원 113명 중 102명이 참석하는 등 90%가 넘는 출석률을 보였다. 

    황교안 체제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중진의원들도 황교안 체제 출범 한 달 정도까지는 허니문 기간으로 보고 평가를 유보할 것이라는 당내 분석이 나왔다. 우선 황 신임 대표를 “두고 보겠다”는 것이다. 

    “공천권 없던 비대위와 다를 수밖에”
    반면 중진의원들이 2020년 공천권을 틀어쥔 황 대표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왔다. 한 의원은 “공천권을 가진 사람이 결국 당의 큰어른이 된다”며 “공천권이 없던 비대위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재선 의원들이 황교안 지도부 핵심 실세로 올라서면서 중진 의원들이 당 전면에서 밀려나고 있다.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통전)'은 초선의 추경호·박완수·민경욱·김정재·백승주·송언석·송희경 의원, 재선의 정용기·김도읍·박맹우·박대출·이완영 의원 등 소속 의원 18명이 가입돼 있는데, 상당수가 이미 지도부 요직에 임명됐다. 추 의원은 전략기획부총장, 민 의원은 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가뜩이나 6·13 지방선거 이후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중진의원들의 아름다운 퇴장을 요구한 상황에서 한국당 개혁의 칼날이 '중진'을 향한다면 중진들이 대거 물갈이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황 대표가 휘두를 개혁 광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셈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중진의원들은 당 계파갈등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에 입지가 좁아지는 건 당연하다”며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도 당 인적쇄신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