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세습독재자의 “완전한 비핵화”를 믿는가?북녘의 핵무기가 ‘돼지 장난감’에 불과하다고?“스스로 지키려 하지 않는 자, 그 누가 도우려 하겠는가?”
  • ▲ 2014년 5월, 경북 포항에서 열린 한미 연합훈련 ⓒ정상윤 기자
    ▲ 2014년 5월, 경북 포항에서 열린 한미 연합훈련 ⓒ정상윤 기자

    李 竹 / 時事論評家

      이른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 원인과 배경, 그리고 이후의 전망에 대해 이런저런 보도와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을 꼽자면 대략 이럴 것이다.
      ① 북녘 세습독재자는 핵무기를 포기할 의향이 눈곱만치도 없다.
      ② 양키나라는 앞으로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하면 했지, 완화·해제하지 않을 것이다.
      ③ 따라서 이 나라 ‘국민’과 ‘백성’들은 시한(時限)을 모른 채 머리위에 핵미사일을 얹고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한국과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돌려받지 못하는 수 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 지금 시점에 북한과의 긴장을 줄이는 것도 좋은 것...” 양키나라 ‘도’통령의 작심(作心)이란다.

      이유야 어떻든 이 나라 ‘국민의 군대’와 양키군대 간의 연합훈련은 종을 쳤다.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에 이어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도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고 한다. 드디어 사실상 ‘언제 적 동맹’이 실제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입으로는 늘 상 그랬듯이 “강력한 한-미동맹 유지”를 떠들어 댄다. 그러나...

      “북-미 이견(異見)만큼이나 남남(南南) 갈등 관리도 중요하다... 과거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우린 결과로 설득해 나가야 한다”
      “북-미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미국과 협의하겠다”... 그리고 이렇게 이어진다.
      “북쪽과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3월 중 남북 군사회담 개최를 통해 올해 안에 계획된 9·19 군사 합의에 대한 실질적 이행 방안을 마련하겠다”

      이상은 이 나라 총리와 외교·통일·군사 수장들의 보고였단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 보고를 받은 분은 일관되게 양키나라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간의 ‘거간꾼’만을 자처하고 있다고.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신 듯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가 말한 비핵화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과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북녘 세습독재자가 손아귀에 쥐고 있는 핵무기와 그 제 1의 목표·용도에 대해서는 개 무시다. ‘강 건너 불구경’이랄까. 그러면서도 그 세습독재자의 ‘돼지저금통’을 채워주지 못해 그리 안달인 이유는 뭘까?
      더군다나 보고대로라면, ‘대북 제재’에 어깃장을 놓고 양키나라와 “한판 붙어보자!”를 에둘러 표현한 건 아닌지. 특히, 군사적인 측면은...

      현실적으로 언제부터인지 북녘 ‘인민의 군대’는 이 나라 ‘국민의 군대’에게 적(敵)이 아니다. 지난해 9월 19일 이후에는 거의 ‘친구’ 사이가 된 듯 자알 지내고 있단다. 물론 북녘 ‘인민의 군대’ 속심은 아직도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지만.

      흔히 이런 말을 한다. “적(敵)의 친구도 적(敵)이다”
      양키나라는 이미 여러 면에서 이 나라의 ‘언제 적 동맹’이다. 그런 양키나라 군대가 ‘북녘의 친구’, 즉 적(敵)과 연합훈련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도’통령의 작심이 결코 ‘돈’ 문제나 ‘긴장 완화’ 때문만은 아니지 싶다. 혹시 ‘언제 적 동맹’을 이젠 믿을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

      아무개 일간지의 기사 한 토막이다. ‘군 고위자’의 말을 빌린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연합훈련 포기’라는 단어를 써가며 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기본적으로 한-미간 협의로 결정된 일이지만, 전반적인 흐름상 미국 측에서 이번 결정에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 우리측도 대화 모멘텀 유지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자는 입장이었다...”

      한마디로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 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몹시 바라던 바임)이라는 표현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마련된 연합 지휘소 연습과 조정된 야외 기동훈련을 통해 실질적 연합 방위 태세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다” 이 나라 국방부의 호언장담(豪言壯談)은 높아만 간단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2월 1일]부터 병사들의 일과 후 외출 제도가 전면 시행됐습니다... 오후 5시 반. [오늘 출타자들은 다목적홀로 집합해 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이 울리자 내무반이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외출의 필수 아이템은 스마트폰. 오늘 저녁은 ‘짬밥’ 대신 외식. 카메라 앞이라 콜라를 주문하긴 했는데, 간단한 음주도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놓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사회 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 누군가는 강력히 외쳐야 하지 않겠는가. 이 나라가 ‘죽고 사는’ 문제이니 만큼... ‘미세 먼지’만 심각한 게 아니라니까.

      “북녘의 핵무기는 결코 ‘돼지새끼의 장난감’이 아니다!”

      그리고, 500여년 퀘퀘묵은 경구(警句)를 불러내서라도...

      “스스로 지키려 하지 않는 자, 그 누가 도우려 하겠는가?”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