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은 태양이 떠오를 거야. 그러니 내일이 올 때까지만 참는 거야."

    힘들었던 오늘을 견뎌내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질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뮤지컬 '애니'의 메인 테마곡 '투모로우(Tomorrow)'가 아역배우 전예진의 영롱한 목소리를 타고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5층 연습실에 울려퍼졌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7년 만에 '애니'를 선보인다. 가족뮤지컬 '애니'는 미국 대공황 시절을 배경으로 고아원에 살고 있는 애니가 억만장자 워벅스의 양녀로 입양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이 작품은 헤롤드 그레이의 만화 '고아 소녀 애니'를 원작으로, 1976년 미국 코네티컷에서 초연된 후 이듬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국내에서는 2006년 12월 초연됐으며, 2007·2010·2011년 총 4회에 걸쳐 모두 관객점유율 80% 이상을 달성했다.
  • 한진섭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은 27일 기자와 만나 "사랑스러운 뮤지컬 '애니'를 다섯 번째 올리게 됐다. 꿈을 꾸지만 않고 꿈을 실천하는 작품"이라며 "연말에 온 가족과 함께 공연장에 오셔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미소를 지으며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9월 7일부터 9일까지 150명의 참가자들의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2명의 애니와 8명의 소녀들이 발탁됐다. '애니' 역은 유시현·전예진, '고아원 소녀들' 역에 정효원·김세화·김주원·석주현·심혜빈·안현화·오가현·이화진이 출연한다.

    2010년과 2011년에 이어 '애니'의 연출을 맡은 김덕남 전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고아 역할의 어린이들 실력이 출중해서 연극적인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였다. 어린 배우들의 에너지가 작품에 감동을 더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단번에 주인공 '애니' 역을 꿰찬 유시현은 "뮤지컬을 처음 하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TV를 보며 노래하고 춤 추는 것을 좋아해 방과 후 수업에서도 연극, 뮤지컬을 공부했다"며 "힘들지만 애니처럼 희망을 잃지 않고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 배우 박광현은 유명한 억만장자 '워벅스' 역을 맡았다. 정이라고는 모르는 차가운 어른이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사는 애니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되는 캐릭터다.

    뮤지컬 '스칼렛 펌퍼넬'(2013), 연극 '인간'(2017)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박광현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면 뿌듯하다. 더 열심히 담금질해서 준비하겠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모델과 배우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변정수가 애니를 괴롭히는 고약한 원장인 '미스 해니건' 역에 캐스팅돼 뮤지컬에 첫 도전한다. 초연부터 뮤지컬 '애니'를 함께 한 서울시뮤지컬단 배우 주성중과 박선옥은 각각 '워벅스'와 '해니건' 역으로 합류했다.

    변정수는 "그 동안 작은 모니터 안에서만 연기했다. 생방송 같은 무대 연기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희열을 느껴보고 싶다. 무대가 커서 무섭고, 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완벽하게 익혀서 제대로 놀아볼 생각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 고아원을 탈출한 애니는 거리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개를 만난다. 경찰이 나타나 떠돌이 개라며 끌고 가려하자 애니는 자신의 개라고 주장하며 즉흥적으로 '샌디'라는 이름을 지어내 외친다. 몇 초간 망설이던 개는 애니에게 반갑게 다가가 안긴다.

    애니의 곁을 지키는 견공 '샌디' 역에는 골든레트리버 종의 올해 4살인 '달봉이'가 선발됐다. 애니와 샌디의 순수한 우정이 만들어내는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무대는 관객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요소이기도 하다.

    김덕남 연출은 "애니 역의 배우들과 친분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샌디가 혈기왕성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데, 솔직히 무척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전예진 역시 "같이 움직이는 장면을 연습할 때 달봉이가 갑자기 멈춰서 따라오지 않아 당황하기도 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뮤지컬 '애니'는 12월 15일부터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세종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