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법관 공개소환 두번째… 검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내 소환 추진 계획
  • ▲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고영한(63·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전직 대법관 공개소환은 지난 19일 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 7일 소환된 차한성 전 대법관은 비공개 조사였다.

    고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청사에 도착했다. 포토라인에 선 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 행위로 인해 사법부를 사랑하는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구보다도 지금 이순간에도 옳은 판결, 바른 재판을 위해서 애쓰시는 후배 법관을 포함한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다"면서 "사법부가 하루빨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이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며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일했고 재판부에 복귀한 뒤 지난 8월 퇴임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사건’ 무마와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기밀 유출 의혹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지난 2014년에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 정지 사건의 주심을 맡아 사건 심리를 고용노동부측에 유리하게 진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앞서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고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원장, 박 전 대법관, 차 전 대법관 등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지난 7일에 차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했으며 9일 민일영 전 대법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어 19일에는 박 전 대법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바 있다. 

    양승태 사법부에서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했던 대법관들이 연이어 소환되면서 검찰의 수사가 곧 양 전 대법원장을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과 앞서 조사를 받은 박 전 대법관의 진술내용을 토대로 이르면 연내 양 전 대법관의 소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