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보급품 마련하는데 사용… 가난한 사람 명의로 대포폰 만들어 밀수-횡령
  • ▲ 북한 국경경비대. 이들도 먹고 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국경경비대. 이들도 먹고 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에서도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휴대전화, ‘대포폰’이 등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월 3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에서 대포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군인들, 특히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근무하는 군인들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군 간부들은 군량미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장사를 하기 위해 대포폰을 쓰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평안북도에 주둔 중인 국경경비대는 물론 일반 군부대 군인들까지도 장사를 하는 일이 많은데, 이들은 민간 장사꾼들과 연계해 돈벌이를 할 때 모두 대포폰으로 연락한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밀수가 성행하는 북한 신의주 일대에서는 몇 년 전부터 국경경비대 대원들이 대포폰을 사용해 장사를 벌이는 경우가 알려졌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포폰을 쓰는 북한군 수가 대폭 늘었다는 것이 소식통의 이야기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인들이 쓰는 대포폰은 부대 인근의 가난한 주민들에게 쌀 10kg 가량을 주고 그들의 공민증(한국의 주민등록증에 해당)을 빌려 휴대전화에 가입해서 만든다고 한다. 최근에는 도난당한 휴대전화나 중고 휴대전화만 전문적으로 사들여 싼값에 파는 대포폰 암시장까지 생겼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평안북도 염주군 용산리에 있는 북한군 8군단 소속 부대 장교와 병사들이 보급품 구입 자금을 마련한다며 밀수를 하고 있다”면서 “이들 가운데 일부가 평안북도 피현군 백마연료저장고에서 기름을 빼돌려 돈주(신흥 부유층)에게 넘겨 돈을 벌고 있고, 이런 거래를 위해 대포폰으로 시장 시세를 점검하고 판매처도 찾는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은 “나라를 지켜야 할 군대가 먹고 살기 위해 장사꾼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돈맛에 길들여진 북한군이 과연 전쟁터에 나가 싸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군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