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동 방문진 이사 "언론노조에 인사전횡 휘두른 적폐인사로 찍혀"
  • MBC감사국의 보고로 미국에서 도우미·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오해를 샀던 김광동(사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가 "자신이 민주노총 노조(언론노조)와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표적 감사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임기 마지막까지 이같은 정치 공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지난 6일 뉴데일리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제가 2014년 4월 4일 LA의 모 단란주점에서 술접대를 받았고, 2014년 5월 29~30일 샌디에이고 및 LA에서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 모두 사실 무근으로 드러나자, MBC 감사국이 이번엔 제가 2014년 4월 24일부터 5월 2일 사이 미국 현지 MBC 관계자들로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고, LA다저스 경기를 관람하는 등 부적절하고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MBC 감사국은 한균태 방문진 감사를 통해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동시기 제가 MBC 플러스, MBC 워싱턴 특파원으로부터도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며 추가 접대 정황 자료를 방문진 감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 이사는 "8~9명이 단체로 움직인 행사였고 당시 경비도 MBC 미주법인 측과 우리가 교대로 지출했는데 어째서 이게 과도하고 부적절한 접대라고 주장하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며 "심지어 다른 참석 인사는 거론조차 하지 않고, 오로지 나만 문제 삼고 있는 것도 이상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당시 여권 이사였던 더불어민주당 K의원도 저와 동행했던 방문진 일행 중 한 명이었습니다. 참석인사들의 면면도 그렇고 지극히 정상적인 일정이자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유독 특정 인사들을 부각시키면서 당시 있었던 접대가 굉장히 과도하고 부적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 이사는 "MBC 감사국이 이같은 표적 감사를 벌인 이유는 지난해 언론노조가 저와 정호성 전 비서관이 긴밀한 관계라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며 제가 청와대 지시를 받아 MBC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허위 주장을 편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언론노조는 제가 정호성 전 비서관과 긴밀하게 연락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본사 사장은 물론 상당수 지역사 사장들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흔들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 이사는 "지금껏 누구의 청탁을 받고 인사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확실한 근거도 없이 제가 인사권을 쥐고 흔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함"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제가 MBC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린 언론노조 위원장 등을 형사 고소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진척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를 포함한 방문진 10기 이사진은 오는 19일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모든 공식 활동을 마무리한다. 여야 추천 이사 6:3 비율로 구성되는 방문진 11기 이사진은 오는 8월 중 꾸려질 예정이다.

    그러나 임기 막판 김 이사에 대한 'LA 접대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야 이사진간 공방이 법적 소송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미 김 이사는 공개석상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박영춘 MBC 감사와 성명불상의 제보자, 모 언론사 기자 등 세 사람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사진 임기가 종료된 이후에도 당분간 LA 접대 의혹을 둘러싼 양측간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오는 17일 임시이사회에서 한균태 방문진 감사의 '추가 감사' 결과를 보고 받고, 박영춘 MBC 감사에 대한 해임결의안과 김 이사의 거취 문제를 재논의할 방침이다.
  • 다음은 김광동 방문진 이사와의 일문일답.

    - 지난 5일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주로 어떤 얘기들이 오갔나요?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한균태 방문진 감사에게 소위 '김광동 접대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검증해달라는 요청을 했던 관계로, 이날 한 감사가 해당 사항에 대한 검증 결과를 보고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 감사는 "조사 결과 김광동 방문진 이사가 4년 전 MBC 미주법인 측으로부터 여성도우미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과 사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골프를 쳤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MBC 감사국에서도 김 이사가 도우미나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여당 측 이사들은 MBC 감사국 의견서에 저에 대한 다른 접대 내역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선 왜 보고를 하지 않느냐고 한 감사를 질타했습니다. 4년 전 저를 포함한 방문진 이사들이 값비싼 LA다저스 경기를 관람하고 골프를 친 것들에 대한 문제 제기는 왜 하지 않느냐는 지적들이 나온 겁니다.

    이를 둘러싸고 저와 여권 이사들간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8~9명이 단체로 움직이고 늘 함께 행동하면서 한 번은 MBC 미주법인 측에서 돈을 내고, 또 한 번은 우리가 돈을 내는 등 다함께 경비를 지출했는데 어떻게 그 모든 지출이 저에 대한 접대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저는 이것은 정상적인 업무 추진 과정에서 지출된 비용이고 저에 대한 접대로 볼 수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 원래 이날 박영춘 MBC 감사에 대한 '해임안'을 논의하기로 하지 않았었나요?

    ▲그랬었죠. 하지만 논의가 되질 못했습니다. 여당 측 이사들은 "박영춘 감사가 일정 부분 적절한 부분을 얘기한 점도 감안을 해야지, 그것도 고려하지 않고 해임결의안만 처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4년 전 제가 MBC 미주법인 측으로부터 정말 부적절하거나 과도한 접대를 받았는지 추가로 감사를 벌이고 그 문제와 박영춘 감사의 해임안 처리를 연동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결국 한 감사에게 그 부분에 대한 사실 관계를 검증해달라고 요청하고 그 결과를 갖고 오는 17일 열리는 임시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박영춘 감사를 보호하기 위해서 저에 대해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이날 MBC 감사국 측에서 직접 이사님께 유감 표명을 했나요?

    ▲아닙니다. 문서상으로 한균태 방문진 감사에게 했다는 겁니다. 제보자의 진술이 매우 신빙성이 있었고, 재차 물었을 때에도 일관된 주장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감사국이 밝힌 해명이었습니다.

    - 여당 측 이사들 사이에서도 MBC 감사국이 이사님을 상대로 여성도우미나 골프 접대 의혹을 제기한 건 적절치 못했다는 말들이 나오지 않던가요?

    ▲지난달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MBC 감사국은 '여성 도우미'라는 표현을 10회 가량 써가면서 저를 인격적으로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여당 측 이사들은 이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4년 전 방문진 이사들이 과도한 접대를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만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그렇다면 앞으로 방문진 감사는 어떻게 진행되는 겁니까?

    ▲방문진 감사가 감사 인력을 갖춘 곳도 아니고 상근직도 아니거든요. 20명의 인력이 있는 MBC 감사국과는 다릅니다. 달리 예산도 없고요. 그런 상황에서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질 수 있겠습니까? 저는 앞으로 있을 모든 검증 과정에 성실하게 답하고 협조할 계획이지만, 이사회가 방문진 감사에게 추가 감사를 요청한 건 그냥 정치 공세라고 봐야 합니다. 이 짧은 시간에 뭘 할 수 있겠습니까?

    - 과거 방문진 이사들의 접대 기록과 비교해보는 것도 필요할 듯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절대로 사적으로 접대를 받은 적이 없고, 개인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별도 접대를 받은 사실도 없습니다. 4년 전 있었던 미국 방문 일정은 5~6명 혹은 8~9명이 항상 단체로 움직이는 행사였습니다. 절대로 제가 남보다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접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예를 들면 당시 야권 이사였던 더불어민주당 K의원도 저와 동일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특정인들만 거론하며 과도한 접대가 이뤄졌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저 역시 단체의 일원으로 참석했을 뿐인데 다른 참석 인사들의 얘기는 일절 하지 않고, 오로지 저만 거론하고 있다는 것은 이번 사태가 김광동 개인에 대한 표적 감사이자 정치 공세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 일각에선 그동안 이사님께서 MBC 인사권을 좌지우지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소위 적폐 세력으로 간주됐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년간 방문진 이사를 역임하며 지금의 민주노총 노조 중심의 MBC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공영방송에 걸맞는 방송을 만들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지금은 MBC가 민주노총 중심의 방송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과 다른 방향에 서 있는 저에 대해 공격을 하는 것이죠.  

    저는 인사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방문진 9명 이사의 일원으로서 의견을 개진하는,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을 해왔습니다. 저는 MBC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제가 금전을 수수하고 누구를 봐줬다든가, 능력이 안되는 사람을 임원으로 만드는데 관여를 했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되겠죠.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제가 무슨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고, 어떤 부적절한 인사를 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그런 근거도 없이 제가 인사권을 쥐고 흔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함입니다.

    언론노조에서 제가 청와대 지시를 받아서 MBC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기사를 여러차례 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정호성 전 비서관과 수시로 연락을 하면서 MBC 지역사 인사의 80%를 좌지우지해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정호성 전 비서관을 알지도 못하고 한 번도 만난 적도 없습니다. 당연히 지난 20~30년간 통화를 한 적도 없습니다. 명백한 명예훼손입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위원장 등을 상대로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진척도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