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선 방문진 이사 내정자, 2012년 대선 당시 文후보 공개 지지김상근 KBS 이사 내정자, ‘통진당 해산 반대’
  • ▲ 지영선 방문진 신임이사. ⓒ방송통신위원회
    ▲ 지영선 방문진 신임이사. ⓒ방송통신위원회

    MBC·KBS 이사진에 '친문(親文) 인사'들이 잇따라 이름을 올리면서, 방송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정부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구 여권 추천 인사들이 사실상 강제 퇴출당한 사실을 고려할 때, 정부의 ‘친문 인사’ 전진 배치는 ‘신 적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론에 가장 강한 영향을 미치는 지상파 방송 이사회 멤버를 여권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채우면서, ‘정부가 노골적으로 방송 장악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신임 보궐이사에 지영선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지영선 내정자는 고영주 전(前) 방문진 이사장 후임으로, 고 전 이사장의 잔여임기인 올해 8월12일까지 이사직을 수행한다.

    1949년생인 지영선 내정자는 1972년 중앙일보를 시작으로 한국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등에서 기자와 데스크, 논설의원으로 일했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소속 정책기획위원, 정부공직자 윤리위원을 맡았으며, 2006년 외교관으로 발탁돼 2년간 주 보스턴 총영사를 지냈다. 2009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에 선출됐고, 2015년부터 최근까지 녹색서울시민위원장을  맡았다. 2012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를 공개 지지한 ‘원로언론인 71명’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경력이 보여주듯 언론계 내 대표적인 친노무현-친문재인 인사 가운데 한명이다.

    방통위는 방송문화진흥회법이 정한 결격사유 해당여부를 확인한 뒤, 지영선 내정자를 정식 임명할 방침이다.

    지영선 내정자가 임명될 경우,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6 대 야당3’의 구도로 재편된다. 방문진은 새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야당6 대 여당3’의 구도였으나, 구 여권 추천 이사들에 대한 언론조노 및 친여성향 시민단체의 자진사퇴 압박, 방통위의 감사 등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4일, MBC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구 여권이 추천한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을 해임했다.

  • ▲ KBS 이사에 선임된 김상근 목사.ⓒ방송통신위원회
    ▲ KBS 이사에 선임된 김상근 목사.ⓒ방송통신위원회

    KBS 이사회 역시 새판짜기가 한창이다.

    KBS 이사회도 구 여권(현 야당) 추전 이사들이 과반을 차지했으나, 친여 성향 언론노조의 사퇴 압박에 해당 이사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나면서 여당 우위 구도가 형성됐다. 언론노조의 거듭된 퇴진요구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킨 강규형 전 이사(명지대 교수)는 법인카드 부정사용 등을 이유로,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해임됐다. 강 교수는 이달 2일, 문 대통령을 상대로 한 해임처분 무효 청구소송을 법원에 냈다.

    방통위는 4일 강규형 교수의 후임으로, 좌파 시민단체 활동가인 김상근 목사를 추천했다.

    193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김상근 목사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에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에는 “침물 원인에 대한 납득할만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며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김 목사가 정식 임명된다면 KBS 이사회 여야(與野) 구도는 ‘5 대 6’에서 ‘6 대 5’로 역전된다. KBS 이사회는 김 목사 임명 직후, 언론노조가 퇴출을 요구해 온, 고대영 사장 해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