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의지, 높이 평가하고 공감"
  •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독일로 출국하기 직전 모습. ⓒ뉴시스 DB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독일로 출국하기 직전 모습. ⓒ뉴시스 DB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맞대응으로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를 지시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5일 오전 "전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가 이행됐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정의용 안보실장이 어제 밤 9시경 맥마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통화해 (미사일) 공동발사 제안을 설명했다"며 "맥 마스터 보좌관의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도 전격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연합 시위에 대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문 대통령님의 단호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엄중한 도발에 우리가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며 우리의 확고한 미사일 연합대응태세를 북한에게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이날 오전 7시 한·미 미사일 부대가 동해안에서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한국군의 현무-Ⅱ와 미 8군의 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동시 사격, 초탄 명중시켰다고 강조했다. 유사시 적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함참은 이번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에 대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다자외교를 앞두고 단호한 입장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함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G20 정상회담은 국제외교 무대에 데뷔를 알리는 첫 무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대북 문제에 있어 우리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국가의 정상과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앞두고 분명한 입장을 정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 지시 후 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가 열리는 독일로 출국했다.

    이날 오후 베를린에 도착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여정을 푼 뒤 다음날인 6일 오전(한국시각)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메르켈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시진핑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도 계획돼 있다. 연설에는 대북 정책의 구상과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3월, 같은 장소를 방문해 △북한에 대규모 물량 지원 △남북 간의 특사 파견 제안을 골자로 하는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적이 있다.

    G20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본격적인 주변 4강 외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양해받았기 때문에, 전날 먼저 밝힐 쾨르버재단 초청연설 등을 통해 밝힌 대북 구상을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주변 4강으로부터 동의받고 협조를 구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7일 오전에는 함부르크에서 한미일 3국 정상 간의 만찬 회동이 열린다. 미국 순방 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주선으로 이뤄지게 된 자리로, 아베 신조 일본 내각총리대신과는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대면하게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국은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의 3국이다. 따라서 한미일 3국 간의 대북 공조가 절실한데, 한일 관계가 위안부 문제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냉각돼 있는 상황이다. '협상의 귀재'라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 자리에서 이에 관한 중재에 나설지 여부도 관심이다. 만찬 자리에서 사전 조율이 잘 이뤄진다면 이날 오후에 열릴 아베 총리와의 첫 한일정상회담은 예상보다 순조롭게 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자외교 무대에 본격 데뷔하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정상들과 양자 회담에 나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