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軍 폄훼 풍조… 도덕적 도그마로 평가 할 수 있나?
  • ▲ 자유경제원은 21일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연평도 용사들의 전우애로부터 배우다' 토론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경제원은 21일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연평도 용사들의 전우애로부터 배우다' 토론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경제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연평도 포격 6주기를 기리기 위해, 21일 서울 마포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연평도 용사들의 전우애로부터 배우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자들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故문광욱 일병과 故서정우 하사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것을 기리고,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길은 '공동체 의식'의 회복부터"라는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특히 토론자들 사이에선 "국가의 제1의 목표가 국민의 안보를 위한 정책수행이며, 안보가 담보될 때 공동체적 가치도 지켜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 ▲ 남정욱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남정욱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남정욱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한국사회를 "공화의 가치가 무너진 상태"라고 진단하고, 연평도 포격에서 전사한 2명의 장병이 보여준 '공화(共和)'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정욱 교수는 민주주의가 머릿수를 이용한 천민민주주의로 가는 것을 막고,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탄생한 것이 '공화정'이라고 설명하며, "유럽 국가들은 자신들이 피 흘려 세운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한국은 이를 '민족적 가치'가 대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라이언 마이어스 교수가 '한국인들은 국가보다 민족에 더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는 요지로 쓴 책을 소개하며, "한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민족이지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연평도 포격 같은 일들을 태연하게 받아들인다. 목숨으로 지킨 공화가치와 그 공화국의 영토가 남에게 공격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별 느낌이 없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연평도 전사자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공화정의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전사는)공화정 수호라는 측면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정우 하사가 마지막 휴가를 가려고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던 중 북한군의 포탄소리를 듣고 돌아와 전사했던 것은, 자신의 가족과 대한민국 공동체 수호라는 '공화정 매뉴얼'을 따른 희생이었습니다.


  • ▲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객원교수는 "수많은 도덕적, 이념적 가치 평가로 '안보'라는 공동체적 가치가 훼손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임종화 교수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력 사용 등 본능적인 행동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폭력이 바른 수단인가' 등 도덕적 차원의 질문을 통해 안보와 치안을 담당하는 합법적 공권력의 존재 이유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태가 됐다"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지키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에게 ‘개인의 자유와 공익간의 갈등’은 없어야 한다"며 "정파적 이데올로기로 서정우 하사의 죽음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21세기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개인의 권리 강조와 공익에 관한 문제는 끊임없이 대두되겠지만, 도덕적인 도그마(dogma)가 전쟁 상황에 놓인 한국의 실무를 대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은 도덕적 규범에서 해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전사자의 죽음은)어떻게 본다면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가장 숭고한 가치에 따라 희생을 한 것인데, 개인의 자유를 억압했는가에 따른 이론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국 사회가) 도덕적 이론에 충실하다보면 무력을 행사하는 군대의 가치 평가는 폄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안보나 치안을 담당하는 합법적인 공권력의 존재와 가치를 당연시하거나, 평가 절하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 ▲ 황성욱 에이치스 대표 변호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황성욱 에이치스 대표 변호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군 장교 출신인 황성욱 에이치스 대표 변호사는 과거 '병사 교육'을 할때 발견했던, '개개인 안에 내재된 공화적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황성욱 변호사는 "당시 병사들에게 영화 '라이언 일병구하기'와 '영웅'을 예로 들며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졌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한 명의 생명을 위해 여러 사람의 목숨이 희생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영웅'은 개개인의 자유가 없는 폭정이라도 인명피해는 안 된다는 상반된 메시지를 담은 영화.

    황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강의를 들었던 300명의 병사들 모두 "한 명 생명을 구하자고 여덟 명의 생명을 희생시키는 건 있을 수 없으며 국가의 말도 안 되는 명령"이라며, '영웅'의 메시지에 동감을 표시했다고.

    이때 황 변호사는 병사들에게 "그럼 6.25 당시 인민군이 낙동강 까지 밀고 들어왔고, 대세는 인민군이었으니 (남한 주민들은)항복하는 게 낫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공동체에 더 좋은 방향을 알고 있더라도 '희생은 안 된다'고 생각하던 장병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황 변호사는 그 중 한 병사에게 "함께 생활한 병사 한 명이 포로로 잡혔을 경우, 몇 명의 부대원들이 구출 작전에 자발적으로 희망할 것 같은가"라고 물었고, 그 병사는 "우리 부대는 모두 지원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황 변호사는 "군대를 가는 청년들은 국가에 끌려왔다는 생각에 분노를 가지고 있지만, 내면 깊은 곳에는 대한민국의 체제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평도 전사자들의 체내에도 국가를 지킨다기보다, 내가 같이 생활했던 전우, 확장적으로 보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지키기 위한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 변호사는 "다시 돌아갈 나라가 있다라는 생각이 발로가 됐다. '국가 미션'을 수용하는 것은 종살이가 아니라, 결국 나 개인이 위험에 처했을 때, '국가는 나에게도 반드시 이렇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 아래 나 개인이 선택한 역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 ▲ 황성욱 에이치스 대표 변호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청년 패널로 나선 황단비(중앙대 철학과 재학)씨는 "현재 안보가 정치적 과제로 치부되지만, 지금 당장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는 안보 만큼은 망설임 없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황씨는 "오늘날 대한민국은 각종 사회 문제로 고질병을 앓고 있다. 강성 노조의 만성적 파업, 정치인들의 포퓰리즘 정책, 전문 시위꾼들의 선전선동은 국가 발전을 저해한다. 시민의식과 공화정신이 부족한 탓이다. 시민사회에 대한 개인의 책임의식 없이 공화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 개인은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나와 국가 공동체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개인들의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끝으로 황씨는 "공화의 가치는 개인의 자유와 결합했을 때만 발휘할 수 있다"며 "공동체가 잘살기 위해서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사회 구성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정의 시작은 자유주의이고, 공화정신은 결국 내가 잘 살기 위한 출발점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