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言路 통제는 어불성설… 봉숭아학당 전락 막자는 것"
  • ▲ 이정현 대표 체제 하에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정현 대표 체제 하에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의 모두발언 공개를 중단하고, 회의를 전면 비공개로 전환하기로 한 조치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일단 친박과 비박 등 계파를 가리지 않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난 '김무성 체제'에서 서로 다른 견해가 여과 없이 공개석상에서 분출돼, 마침내 4·13 총선을 앞두고서는 최고위가 '봉숭아학당'으로 전락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언(苦言)이나 이견(異見)이 표출될 통로는 보장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8·9 전당대회를 통해 신임 대표로 선출된 이정현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를 공개 모두발언 없이 전면 비공개로 진행했다. 전날 예고했던대로이지만, 자신과 정진석 원내대표도 공개 발언을 삼갔다는 점에서 한 차원 수위가 높은 조치였다.

    이는 그간의 최고위원회의가 최고위원 수 명이 돌아가며 '한 말씀'씩 하면서 40~50분에 가까운 시간을 '공개 모두발언'으로 흘려보내고, 정작 의결사항 등 당무 관련은 10~20분 만에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을 고려한 반성적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분석된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장우 최고위원(재선·대전 동)은 12일 SBS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당 대변인을 해봐서 최고위원회의에 배석을 자주 해봤는데, 최고위원들이 정견 발표하듯이 거의 한 시간 가까이를 (모두발언에) 쓴다"며 "각자의 의견을 말하다보면 당이 분열하고, 국민들이 바라보면 당이 봉숭아학당인가 싶게 된다"고 지지 의사를 표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이같은 조치가 당내 비주류의 언로를 통제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문을 향해서는 "완전히 어불성설"이라며 "당내 여러 현안을 토론하고 서로 이견이 있는 부분은 심도 있게 논의하는 등 최고위원회의의 진정한 회의체 기능을 살리자는 것"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황영철 의원(3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도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정현 대표의 조치에 대해 "나름 의미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황영철 의원은 "지금까지 최고위에서 나오는 불협화음이 당의 분란으로 비쳐져서 당원과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흔히 이야기하는 봉숭아학당을 바꿔보자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최고위는 그렇게 운영을 하더라도, 그러한 방식이 당내에서 표출될 수 있는 이견까지 막아내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되겠다"며 "지금까지 최고위에서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통해 역할을 해왔던 것은 또 (다른) 바람직한 방향도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