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분당 염두 하지 않고 있다…별도 지도부 구성도 합의 안 돼"
  • ▲ 새누리당 초·재선 중진 회동(진정모)에 참석한 의원들. 왼쪽부터 정병국·김재경·나경원·이종구 의원. ⓒ뉴시스 DB
    ▲ 새누리당 초·재선 중진 회동(진정모)에 참석한 의원들. 왼쪽부터 정병국·김재경·나경원·이종구 의원. ⓒ뉴시스 DB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당 해체 후 재창당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확실한 로드맵 없이 이정현 대표의 사퇴만 연거푸 촉구하는 모양새다.

    비박계 의원들은 9일 오전, 의원회관 제2 세미나실에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이하 진정모)을 갖고 향후 사태 수습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90여 분 간 진행된 토론 끝에 브리핑에 나선 황영철 의원은 "새누리당에 대해 책임과 반성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해체를 포함한 새로운 길을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들이 상당히 있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많은 의원이 공감을 이뤘지만, 전체 의견으로서 정리하는 것 보다는 공감하는 수준"이라며 "걱정하는 많은 분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론은 다시 한 번 이번 사태에 대한 새누리당의 책임과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하지만, 건강한 보수의 가치와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중단 없이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원내뿐 아니라 당 소속의 시도지사, 원외 위원장까지 포함한 비상시국회의를 13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리핑을 이어받은 오신환 의원은 분당(分黨)설과 차기 지도부 구성에 대해 먼저 선을 그었다. 친박과 비박 간 주도권 싸움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오 의원은 "분당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우리가 당권을 잡기 위한, 특정인을 위한 모임처럼 해석되는 것에 대해 가고자 하는 길을 국민에게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을 확인했다"면서 "지도부 구성에도 합의된 바 없다. 별도 지도부를 구성해서 대안세력으로 역할을 하는 것은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정현 대표 지도부가 (이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없다"면서 "이례적으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했지만 이 대표는 마중을 나올 수 없었다"고 했다. 서로서로 감쌀수록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 이를 끊으려면 지도부의 총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다만 (이 대표를) 물리적으로 (대표직에서)끌어내릴 방법이 없어 같은 메시지를 촉구하는 수준"이라며 "국민적 민심의 흐름은 절대 거역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뚜렷한 향후 시나리오가 없는 상황에서 이정현 대표의 사퇴만을 연거푸 외치는 상황이 반복되는 셈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취재진으로부터 '재창당준비위원회'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구상하고 있다는 당 쇄신책의 로드맵이 흘러나오자 견해를 물은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당 쇄신책의 로드맵으로 '재창당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청원 김무성 심재철 원유철 이주영 정갑윤 정병국 유승민 최경환 이상 총 9명으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를 우선 조직하고, 위원회가 자리 잡으면 이정현 대표가 후에 사퇴하는 순서로 당을 바꿔나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정현 대표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여러 아이디어로 제시된 것 중 하나"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한 상태다.

    이에 대해 황영철 의원은 "오히려 나라 걱정하는 건강한 보수들을 더욱더 위험에 빠뜨릴 시도"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정현 대표가 추진하는 재창당준비위가 국민으로부터 공감 얻을 수 있으리라 보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