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소환된 영사들 복귀 가능성 적어…복귀한 일부 영사 “처형 장면 목격”
  • ▲ 지난 4월 7일 한국으로 집단 귀순한, 中북한식당 여종업원들. 북한 여종업원 집단귀순 사건의 여파가 中현지 북한 외교관들에게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월 7일 한국으로 집단 귀순한, 中북한식당 여종업원들. 북한 여종업원 집단귀순 사건의 여파가 中현지 북한 외교관들에게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의 폭압 정치가 주민과 노동당 간부, 인민군을 가리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에는 ‘외화벌이 사업’의 첨병인 주중 북한 영사들을 평양으로 소환했는데 한 달 넘게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지난 7월 초 심양 총영사관 영사들을 갑자기 평양으로 소환했다”는 소식을 심양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中심양 北총영사관에서 평양으로 소환된 사람들은 소속만 심양이고, 실제 업무는 상하이와 닝보 지역을 관할하는 것으로, 평양에 소환된 뒤 ‘엄격한 사상 검토’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일부 영사들은 얼마 전 심양영사관으로 돌아와 업무에 복귀했지만 나머지는 아직 소식이 없다”며 “가족과 함께 소환된 일부 영사는 (심양영사관으로의) 복귀 여부가 매우 불투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복귀한 영사 가운데 북한에서 여종업원 집단 탈출 관련자들의 재판 과정에 참여, 처형현장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한 영사들은 저장성 닝보와 상하이 지역 담당 영사들로 지난 4월 집단 탈출한 북한 식당 종업원 문제로 책임 추궁을 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조선족 중국인 사업가는 “영사들이 평양으로 소환된 뒤 심양 북한총영사관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라면서 “예전에는 영사관 측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지만 지금은 외부와의 (대화) 통로를 단절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소식통을 인용, “심양 北영사관 직원들은 영사들이 평양에 소환된 사실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고, 그동안 친분이 있었던 사람들과의 전화 통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北영사관 직원들이 “요즘 정세가 긴장하니 제발 전화하지 말라” “혹시 조국으로 소환될지 모르니 일체 연락하지 말자”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은 심양 北영사관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도 평양으로 소환될까봐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전했다.

    김정은 집단이 심양 北영사관 관계자들을 소환한 것은 2016년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외화벌이도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갈수록 늘어나는 고위층의 탈북 원인을 중국에서 근무하는 영사들에게 돌리려는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고위층 탈북의 원인을 해외에 근무하는 외교관이나 외화벌이 일꾼 관리자의 책임으로 돌릴수록 고위층 탈북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