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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근로자 이사제' 10월 강행?

시민단체들 "한국 환경과 안 맞아‥대선 의식한 親노조 행보" 비판

입력 2016-06-29 17:54 | 수정 2016-06-29 18:52

▲ 박원순 서울 시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서울시가 공기업 개혁을 위해서라며 주장한 ‘근로자 이사제’는 많은 전문가들과 시민이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박원순 시장은 2016년 안에 이를 ‘강행’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29일, 서울시 의회와 공동으로 서울시 의원 회관에서 시민과 학계․관계기관 전문가, 시의원 등 150여 명을 초청해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근로자 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서울시 측은 공청회를 통해 시민·전문가 등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운영 조례에 반영하고, 9월말 조례 공포·시행을 시작으로 10월부터 '근로자 이사제'를 본격적으로 도입·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공청회’에서 나온 근로자 이사제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찬반 모두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지만 ‘근로자 이사제’ 도입에 긍정적인 내용들이 다수였다.

김용남 서울시 재정기획관은 주제 발표에서 ▲노사가 함께 공기업의 미래에 대하여 소통하는 장치, ▲근로자의 참여를 통한 경영의 투명성 제고, ▲노사간 대립 해소를 '근로자 이사제'의 장점으로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권미경 서울시 의원은 "무엇보다 서울시의 노동자 이사제를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하도록 추진할 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보수 진영의 대대적인 반대 여론이나 중앙정부와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야만 한다"고 지적하며 '근로자 이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호균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동자 이사제는) 헌법에 보장된 경영권을 훼손하지 않는다"며 "헌법제 제23조에 보장돼 있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에 나오듯 ‘경영권’을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재산권에 파생된 권리의 한 형태"라고 주장했다. 

김호균 교수는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여야 한다(제23조 ②항)'라는 법률에 기초하는 '경영권'이 특정인의 사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근로자 이사제는 바로 이 경영권 남용을 제한함으로써 재산권이 공공 복리에 적합하도록 행사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권오훈 서울도시철도 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선출과정에서 총투표 등 정당성 확보 ▲노동자 이사의 물리적 활동 보장 ▲실질적 권한 부여 ▲충분한 교육 및 준비 필요 ▲정착 단계까지 제도 도입을 조율할 전문가 필요 ▲도입기관(기관장) 인센티브 부여와 노동이사제 발전을 위한 협의체 보장 ▲지방공기업법, 상법 등 법률 개정 필요 등을 ‘근로자 이사제’를 도입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에 나온 사람 가운데 유일한 '반대자'라 할 수 있는 이형준 경영자총협의회 노동법제연구실장은 "민간(기업) 부분에서도 지배구조의 핵심사항에 해당하는 이사회 제도는 법률적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문제"라며 "근로자 이사제도에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기에는 관련 현행 법(지방공기업법과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의 취지 및 원리 측면에서 보면, 적법성 및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형준 실장은 "현실적인 법적 논란 또는 다툼까지 고려한다면 제도 자체의 합목적성 논란과 관계없이 제도 도입·시행의 형식적·체계적 틀의 관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에서는 '근로자 이사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다수여서 그의 주장은 힘을 제대로 얻지 못했다.

박원순 시장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근로자 이사제’는 당초 공기업 개혁에 대한 여론이 거세지자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를 통폐합하기로 하면서, 공사 통합에 반대하는 노조를 회유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다. 

이에 우파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노조에게 경영권을 부여하는 ‘근로자 이사제’는 공기업 개혁이라기보다 박원순 시장의 ‘親노조’ 노선에 따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통폐합이 무산된 뒤에는 '근로자 이사제'를 추진할 정당성마저 잃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서울시가 주최한 공청회 이전에도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근로자 이사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지난 5월 19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서울시 근로자 이사제 도입의 문제와 파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지난 5월 1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테에서 서울시의 근로자이사제 도입 문제와 파장에 관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당시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지식융합학부 교수는 토론회에서 “노조의 반대로 무산된 서울지하철 공기업 통합 건에서 보듯 근로자 이사제를 통해 노사 간 갈등을 예방하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때 토론자들 사이에서는 독일식 ‘근로자 이사제’는 한국 기업과 노사 관계에서는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칫하면 노사 담합을 통한 부패로 이어지기 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들이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이사제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박원순 시장의 親노조 카드로, 본인의 대권행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이사회 구성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으로 기본적인 사항은 반드시 법률에 따라야 한다"며 "노조 대표의 이사회 참여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것처럼 정관 변경만으로는 곤란하며 반드시 상위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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