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학도병 배출한 태백중학교 찾아 참전용사 명패 증정
  • ▲ 학도병 당시 모습을 떠올리는 화백회원들.ⓒ육군
    ▲ 학도병 당시 모습을 떠올리는 화백회원들.ⓒ육군



    강원도 태백시 태백중학교는 6․25전쟁 참전 학도병의 성지로 불린다.

    1951년 1․4후퇴 직후 이 학교 남학생 127명이 선생을 따라 자원입대를 했기 때문이다. 인솔교사 박효칠 선생은 제자들만 사지로 보낼 수 없어 학도병 중대의 행정보급관 임무를 수행했다.

    한 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자원입대한 사례는 전쟁 전후로 이 학교가 유일하다. ◦이들은 3사단 23연대로 입대하여 전쟁기간 동안 영월 녹전지구 전투, 인제 상탑지구 전투, 간성 쑥고개 전투, 가칠봉 전투, 김화지구 전투 등에 참전했다.

    이 와중에 18명이 전사하였다. 종전 후 생존자들은 ‘화백회’라는 학도병 전우회를 만들어 1954년 12월 첫 추모행사를 갖고 이듬해부터 매년 6월 1일 정기적으로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 ▲ 화백회원을 위로하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육군
    ▲ 화백회원을 위로하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육군

    육군은 이처럼 생존자들이 꾸려오던 추모제를 올해에는 육군본부 주관의 호국보훈행사로 확대했다. 육군은 6월 1일 오전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태백중학교에서 추모제를 열고, 이어서 지난 3월부터 신축공사를 진행해 온 학도병 미망인의 주택에 대한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영도 화백회 회장을 비롯하여 태백중학교 참전용사 22명이 참석하여 전우들의 넋을 기렸다. 이밖에도 김연식 태백시장, 김흥남 강원동부보훈지청장 등 지역기관장과 김해성 신세계 부회장, 정진옥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제선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사업이사 등 보금자리 사업 후원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추모행사에서 장 총장은 전쟁 당시 산화한 18명 영웅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학도병 127명을 포함한 태백중학교 출신 참전용사 169명의 이름과 군번이 새겨진 명패를 이 학교에 증정하였다. 또한 이영도 옹 등 22명의 참전 주역들에게는 꽃다발과 함께 축소된 명패를 증정하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학도병 이름과 군번이 새겨진 명패를 증정했다.ⓒ육군
    ▲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학도병 이름과 군번이 새겨진 명패를 증정했다.ⓒ육군

    또 추모제 중에는 6‧25전쟁에 참전하여 전공을 세웠으나 당시 긴박한 상황으로 실제 훈장을 수훈하지 못한 유공자의 유가족에게 훈장을 전달하는 행사도 있었다. 이날 6사단 故조중니 중사, 1군사령부 故박범주 하사, 5사단 故이택용 하사, 8사단 故박봉수 상병 등 유공자 4명의 유족들이 고인들을 대신에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육군은 지난 1955년부터 지금까지 ‘무공훈장 찾아주기’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는데, 이 사업을 통해 훈장을 받지 못한 참전용사 162,950명 중 104,683명을 찾아 훈장을 전달했다.

    추모제에 이어 참석자들은 태백중학교 출신 학도병이었던 신병락 옹의 미망인 김운희(78세) 여사의 자택으로 자리를 옮겨‘나라사랑 보금자리’제270호 준공 및 현판식을 가졌다. 신 옹은 참전 이후 1953년 갑종장교로 임관하여 1963년까지 군 생활을 하였으며, 지난 2010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이날 새로운 보금자리의 주인공이 된 김운희 여사는 남편이 사망한 이후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김 여사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36사단은 지자체와 기업의 후원을 받아 지난 3월부터 연인원 4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낡고 오래된 흙집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탈바꿈 시켰다.

  • ▲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태백중학교 학도병 추모식에서 경례를 하고있는 모습.ⓒ육군
    ▲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태백중학교 학도병 추모식에서 경례를 하고있는 모습.ⓒ육군

    나라사랑보금자리 사업은 민․관․군․기업이 협력하여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참전용사 또는 미망인의 집을 새롭게 단장해주는 사업으로, 올해 말까지 293호 주택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행사에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은 참전용사 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하고, “육군은 이를 계승해 위국헌신의 사명감으로 조국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