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BC 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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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그룹 AOA가 18일 오후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을 통해 컴백 후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연이은 논란을 제쳐두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활동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대중과 소통을 거부하는 듯한 움직임으로 비춰지기 십상이다.

    AOA는 지난주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맞이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역사 문제를 건드리고 만 것.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안중근 의사의 이름을 모르는 것보다 더 심각한 점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시종일관 가벼운 태도로 일관한 설현과 지민이었다.

    논란이 거듭되자 뒤늦게 문제를 인지한 AOA 측은 서둘러 두 사람의 공식 사과를 전했지만 이미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AOA의 극성팬이라고 해도, 도저히 감싸줄 수 없을 만큼 이번 사안은 쉽사리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곧 컴백을 앞둔 AOA는 잠시 고민에 빠졌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앨범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AOA의 신곡 ‘Good Luck’은 발매 첫날인 16일 무려 6개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역사의식 부재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흔들림 없는 인기를 나타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백윤식이 내뱉었던 대사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는 뮤직비디오 속 일본 기업 브랜드가 지나치게 노출이 많이 되며 PPL 논란을 겪었고, 해당 기업이 전범 기업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역사의식과 일본 기업이라는 키워드가 겹치며 AOA의 이미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AOA의 소속사 측은 뮤직비디오 논란 당시 해당 장면을 편집한 수정본을 내보내기는 했지만, 그저 임시방편에 불과해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뜨겁게 쏠리는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AOA는 예능 프로그램을 택했다.(지금의 상황까지 온 원인을 제공한 것이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은 잊은 모양이다.)

    AOA는 그간 일어났던 일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프로그램에서 신나는 댄스와 개인기를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현재 팬과 대중들이 AOA에게 가장 알고 싶어하는 점들을 속 시원하게 밝힐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아이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키는 것을 열심히 하고 환하게 웃어주면 변함없이 자신들을 지지해 주는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AOA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번 일들은 언젠가 잊혀질지도 모르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AOA가 간과한 점이 한 가지 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면 그 과오는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AOA 측의 신중한 대처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