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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패러디와 4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 등으로 각종 화제를 모은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말 그대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100% 사전제작으로 압도적인 스케일과 아름다운 영상미 자랑은 물론, ‘스타작가’라 불리는 김은숙‧김원석의 공동 집필, 로맨스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들의 만남까지, 매주 수, 목요일 밤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기 충분했다.

    기자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원석 작가를 만나 ‘태양의 후예’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원석 작가는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작품을 봐주셔서 감사하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평가받아 시청자분들이 느끼는 대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방송이 끝났지만 작가들에게 궁금해 하시는 질문에 답해드리고자 나오게 됐다”라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태양의 후예’는 첫 방송부터 14.3%란 시청률을 기록,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후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며 3회 만에 20%대를 돌파했다. 2010년 중반 이후 20% 이상의 시청률을 넘겼던 드라마가 흔치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태양의 후예’는 침체됐던 공중파 드라마의 부활 신호탄을 쐈다.

    “솔직히 인기를 예감하진 못했어요.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 첫 방송 시청률부터 굉장히 놀랐습니다. 김은숙 작가님과 통화하면서 ‘이렇게까지 잘 되냐’라며 신나했어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 마법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40%대에 이르는 놀라운 시청률이라 고마울 따름입니다.”

    ‘태양의 후예’의 원작은 2011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원석 작가의 ‘국경없는 의사회’다. 원작은 재난 중심이었지만, 김은숙 작가와 공동 집필을 진행하면서 멜로로 장르가 바뀐 것. 또 배우 송중기의 극중 역할은 특전사가 아닌 의사였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한 ‘태양의 후예’는 새로운 드라마 세상과 신드롬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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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을 김은숙 작가님께서 잘 봐주셨어요. ‘멜로로 잡으면 재밌겠다’라고 하셔서 ‘태양의 후예’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멋있게 탄생됐습니다. ‘애국심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걸까’, ‘군인의 명예란 무엇일까’, ‘조국에 대한 충성이란 대단한 일일까’에 초점을 맞춰 출발했어요. 유시진(송중기 분) 아버지의 직업은 원사에요. 군인을 좋아해서 스스로 군인이 된 캐릭터입니다.”

    앞서 김원석 작가는 ‘태양의 후예’ 제작발표회에서 “김은숙 작가와 함께 작업하면서 즐거웠고 작가 인생 중 가장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밝힌 바. 공동 집필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호흡으로 이뤄지기까지의 배경에는 ‘기계적 민주주의 다수결 원칙’이 존재했다.

    “의견이 맞지 않았으면 아직도 대본을 쓰고 있었을 거예요. 김은숙 작가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대본’은 완성해야하는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함께 작업했기 때문에 굉장히 토의를 많이 했어요. 김은숙 작가와 보조 작가 3명, 총 5명이서 기계적 민주주의 다수결 원칙에 따랐어요. 물론 메인작가 찬스도 있지만 충분히 토론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졌습니다.”

    그런가하면 김원석 작가는 김은숙 작가에게 존경을 표했다. 대사 한 마디, 감각에 감탄했고 열린 마음과 귀에 배울 점이 많다며 극찬했다. 인터뷰 내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라며 김은숙 작가에 대한 고마움과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던 것.

    “김은숙 작가님은 젊은 작가친구들과 ‘뮤직뱅크’나 주말예능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면서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토의하세요. 웃고 떠들면서 나온 구성안은 제가 받아 초고를 내고 김은숙 작가가 마지막으로 재고를 내요. 재고를 받아보면 제가 쓴 이야기들인데도 ‘통쾌’ ‘상쾌’ ‘무서움’ ‘심쿵’ 등 굉장히 다른 느낌이 나와요. 끝나고 나서 김은숙 작가님께 ‘마법사랑 한편이 돼서 싸운 느낌이다. 내 편이 돼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보낼 정도였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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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 속 유종의 미를 거둔 ‘태양의 후예’는 화제가 된 만큼 논란도 뒤따랐다. 과도한 PPL(간접 광고), 극 후반부 급 전개, 현실과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드라마 종영까지 논란이었던 ‘군국주의’와 ‘애국주의’, 그리고 PPL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주인공을 군인 캐릭터로 잡자고 했을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민 중 절반은 군대를 갔고, 군대를 보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군인’이라는 주인공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특전사를 취재하면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란 생각에서 실마리를 찾았어요.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2015)’를 보고나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 정치적 이념 등이 ‘저 사람의 인생에서 잘못됐다고 할 순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모두 군인이었거나 군인 가족이었기 때문에 명예로운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고민을 많이 하고 작업했지만 고증이나 실수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진짜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은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우, 연출, 작가, 스태프, 마케팅, 보조출연자까지 많은 부분이 필요합니다. PPL 또한 필요한 것 중 하나에요. 이 모든 것이 만나 드라마가 완성되는데 PPL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입니다. 작가들도 최선을 다해 드라마 내용에 거슬리지 않게 제작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더 재밌게 잘 녹였어야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지난 14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음에도 불구하고 ‘태양의 후예’는 하이라이트 영상 및 메이킹, 에필로그를 담은 스페셜 방송까지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2 제작을 하느냐’라는 질문에 김원석 작가는 “시즌2는 없다. 유시진 소령은 비상 없는 부대에서 강모연(송혜교 분)과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김원석 작가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전했다. 마지막 회에서 등장한 수많은 유시진과 수많은 강모연의 선서는 스스로가 선서한 가치를 지켜낸 모두가 ‘태양의 후예’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