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한길·권노갑 등 총출동 '문재인 방문 잔재 청산' 나서더민주, 국민의당 상징하는 '녹색 풍선' 부풀려 터뜨리는 퍼포먼스
  • ▲ 국민의당 전주 지역 출마자들이 10일 평화동 사거리에서 집중유세를 가진 가운데, 김한길 전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단 왼쪽으로 권노갑 고문, 아랫쪽에는 최명길 여사가 보인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국민의당 전주 지역 출마자들이 10일 평화동 사거리에서 집중유세를 가진 가운데, 김한길 전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단 왼쪽으로 권노갑 고문, 아랫쪽에는 최명길 여사가 보인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치열한 '표심 구애'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전라북도에서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녹색 바람' 돌풍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전주 지역 후보들(전주갑 김광수·전주을 장세환·전주병 정동영)은 10일 평화동 꽃밭정이사거리에서 집중유세를 펼치며 전날 이 지역을 방문했던 문재인 전 대표의 '찌꺼기 청소'에 나섰다. 이날 집중유세에는 김한길 전 대표와 최명길 여사 내외, 그리고 권노갑 상임고문도 참석했다.

    맨 먼저 연단에 오른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문재인 대표가 야권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갈 때, 우리 전라북도의 국회의원들은 친노패권세력에 영합해서 그 얄랑한 공천장이나 하나 받아 국회의원 한 번 더해보겠다는 욕심 때문에 쓴소리 한 번 하지 못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문재인 대표와 함께 전주 3명의 국회의원은 야당을 파멸과 분열로 몰고간 공범"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그런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무기력하고 비겁한 국회의원들은 전주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며 "전라북도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가"라고 묻자, 운집한 청중 1000여 명은 발을 구르며 박수를 치며 환호성으로 호응했다.

    집중유세의 사회를 맡은 정동영 후보(전북 전주병)는 "어제(9일) 문재인 대표가 와서 정동영이를 떨어뜨리고 전주를 친문 3인방, 호위무사 3인방으로 채워달라고 호소했다"며 "이번에 2번을 찍는 것은 문재인 대표를 신임하는 표가 될 것이고, 2번을 거부하고 3번으로 야당을 교체하는 것은 전라북도 정치가 다시 힘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녹색 옷을 차려입은 배우자 최명길 여사와 함께 전주를 방문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은 김한길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가 몇 마디 말로 상황을 돌리려고 하는 모양인데 이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계파패권으로는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더 이상 없다고 보고 국민의당이 창당된 것인데, 오히려 분열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주 지역 세 명의 후보자들이 힘을 합치면 전주는 물론 전북의 미래를 책임지고 발전시킬 수 있다"며 "전주시민들이 뜨겁게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권노갑 고문도 "1995년 당시 방송기자로 있던 정동영 후보를 영입했던 게 나"라며 "내 바람대로 정동영 후보는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잘하고 있으며,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 철학을 제대로 알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추어올렸다.

  • ▲ 10일 국민의당 전주 집중유세가 열린 평화동 사거리에 국민의당 선거운동원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뒷쪽으로 같은 장소에서 후속 유세를 진행하기 위해 모인 더불어민주당 선거운동원들이 보인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10일 국민의당 전주 집중유세가 열린 평화동 사거리에 국민의당 선거운동원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뒷쪽으로 같은 장소에서 후속 유세를 진행하기 위해 모인 더불어민주당 선거운동원들이 보인다. ⓒ전주(전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본인이 이날 스스로 밝힌대로 권노갑 고문은 정동영 후보를 정계에 입문시킨 장본인이지만, 그간 두 사람 사이는 여러 가지 인연과 악연이 교차해 왔다. 특히 정동영 후보는 김대중정부 중기였던 2000년 이른바 '정풍 운동'을 주도하며 권노갑 고문의 '2선 후퇴'를 요구했던 적이 있다.

    정동영 후보도 권노갑 고문의 유세가 끝난 뒤 이러한 옛 과거를 회고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노갑 고문이 전심전력으로 자신을 지원유세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야권 내의 한줌 친노·친문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제세력이 하나로 뭉쳤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장면이었다는 평이다.

    한편 당초 오후 2시 50분까지 평화동 꽃밭정이사거리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국민의당 전주 집중유세는 중앙당 지원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고, 수많은 청중들이 운집해 뜨거운 호응 속에서 전개되면서 당초 일정보다 늘어져 계속 진행됐다.

    그러자 오후 3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집중유세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전주 지역 출마 후보자(전주갑 김윤덕·전주을 최형재·전주병 김성주 후보) 관계자들은 국민의당 유세차량 앞으로 몰려와 "약속을 지키라"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들은 국민의당 김관영 전북도당위원장의 연설이 진행될 때 자신들의 유세차량의 로고송을 크게 틀어 연설이 잘 들리지 않게끔 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당 집중유세를 보기 위해 몰려들어 있던 전주시민과 전북도민들은 국민의당 관계자들에게 "(유세를) 계속 하라"며 아우성을 쳤다. 일부 시민들은 사거리 맞은편에서 국민의당 유세차량 앞까지 건너와 "건너편에서 잘 들리지 않으니 볼륨을 크게 높이라"고 요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두 야당의 신경전 끝에 국민의당 집중유세는 오후 3시 10분 무렵 마무리되고,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같은 장소에서 집중유세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주 지역 출마 후보자들은 참석한 청중들에게 기호 1번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 풍선과 기호 3번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풍선을 나누어준 뒤, 이를 크게 부풀려 터뜨리고 다시 이를 더민주를 상징하는 파란 풍선으로 대체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는 전북과 전주 지역에서 국민의당의 '녹색 바람' 기세가 마치 부풀어오르는 풍선처럼 맹렬히 커지고 있는 선거전 막판 상황을 의식한 퍼포먼스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