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깨어진 한-중 밀월 관계‥복원 '묘연'
  • ▲ 미해군의 커티스윌버호.ⓒ미 해군
    ▲ 미해군의 커티스윌버호.ⓒ미 해군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이 한반도 주변국들의 군사력 증강을 몰고 오는 것은 물론, 미-중 대립양상을 남중국해에서 동아시아 전체로 확대시키고 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 공조에서 중국이 북한을 두둔하는 모습에 미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카드를 꺼내들자 중국이 강력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이 대북 제재 논의를 위해 방중해 외교적 담판에 사실상 실패한 직후 적극적인 ‘중국 건들이기’식 군사행동에 나서고 있다.

    미군의 남중국해 위협적 접근에 발끈한 중국 

    1월 30일 미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8,900t급)를 남중국해의 분쟁도서인 시사군도에 속한 트리톤 섬의 영해 약 22.2㎞ 지점에 사상 처음으로 투입시켰다.

    시사군도는 중국, 베트남, 대만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으로 현재,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남중국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교통로 가운데 한 곳으로, 석유와 가스, 화물을 실은 상선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 해로를 지나간다.남중국해는 국제교역량의 99.7%, 원유(原油) 수입의 100%를 해운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물론이고, 인접한 동북아 국가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명선이나 다름이 없다. 

    미 군함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수역을 통과한 것은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27일 미 해군 이지스함 라센함(9200t급)이 남중국해의 난사군도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수비환초 영해에 최초로 진입한 바 있다.

  • ▲ 지난달 31일 KADIZ, J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항공기(사진상 上 Y-8, 下 Y-9)ⓒ일본 통합막료감부
    ▲ 지난달 31일 KADIZ, J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항공기(사진상 上 Y-8, 下 Y-9)ⓒ일본 통합막료감부

    중국 국방부는 커티스 윌버호가 접근하자 성명을 내고 미 군함의 영해 진입은 유관 해역의 평화와 안전, 질서를 파괴한 엄중한 위법행위로서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에 대한 무력시위로 그 다음날인 31일에는 중국 군용기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사전통보 없이 침범했다.

    사실상 깨어진 한-중 밀월 관계 

  • ▲ 지난달 31일 KADIZ, J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항공기의 괘적.ⓒ일본 통합막료감부
    ▲ 지난달 31일 KADIZ, J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항공기의 괘적.ⓒ일본 통합막료감부

    교도통신에 따르면 31일 오전 중국군의 Y-9 정보수집기 1대, 오후에는 Y-8 조기경보기 1대가 각각 대마도 남쪽을 지나 동해와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사이를 왕복 비행했다. 일본 언론은 중국 군용기가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비에 나선 일본 자위대 이지스함 등의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댜오위다오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고, 중국과 대만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분쟁도서다.

    이어 중국군 정찰기는 KADIZ를 침범했다. 우리 군이 경고통신을 보내자 중국 정찰기는 중국 소속임을 밝히고 즉시 KADIZ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중국 정찰기가 KADIZ로 접근하는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감시해 왔으며, KADIZ 진입시 중국측과 핫라인 및 경고통신을 하며 지상에서 F-15K 2대를 즉각 출격태세를 유지하는 등 중국군 정찰기가 KADIZ를 이탈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감시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2일 중국 국방부는 중국 공군 정찰기가 최근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는 우리군 입장을 "사실이 아니다"며 정면 부인했다.중국 국방부의 KADIZ 침범 부인은 한중일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지역에 있는 한국 측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도 보인다.


  • ▲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의 중첩구간(노란색).ⓒ뉴데일리DB
    ▲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의 중첩구간(노란색).ⓒ뉴데일리DB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군 열병식까지 참석하며 과시했던 양국의 밀월 관계는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중국은 북한 핵실험 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한미일 정보공유 추진 등 한미일 공조에 불편한 드러내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로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에 사실상 편입되면, 한미일과 북중러 간의 대결 국면도 본격화됐다는 전망이 사실로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