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 무력화 우려있어"여전히 혁신안 붙잡는 親盧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3일 "선대위를 조기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공감한다"면서 "당 내 공론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3일 "선대위를 조기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공감한다"면서 "당 내 공론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27일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고 '조기 선거대책위원회'(조기 선대위)당론화를 추진한다.

    분당의 갈림길에 서 있는 김한길, 박지원 의원 등을 끌어안기 위한 행동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거부된 문-안-박 연대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수도권 의원과 중진 의원이 참석하는 의원간담회를 통해,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 해소를 도모하고 소속 의원들이 중지를 모을 계획이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의 단합과 총선승리를 위해 혁신과 단합의 기조로 선대위를 조기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필요하다, 저와 우리당에 시간을 주시기 바란다"며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으기만 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당내 공론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당내 공론을 모아줄 시간을 주면, 조기 선대위를 수용할 의지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번 긴급의원간담회가 문재인 대표가 말한 '당내 공론을 모으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긴급의원간담회에도 불구하고 문 대표가 언급한 조기 선대위가 실제로 발족할지에 대해서는 계속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문 대표가 언급한 조기 선대위 수용의 범위는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온 당내 비주류의 의견과 작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저녁, 김성수 대변인은 오전 문 대표의 발언에 대해 "조기 선대위에 공감한다는 내용이 어디까진 지 분명히 해야겠다"면서 "조기 선대위의 전제조건은 추가 탈당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조기 선대위가 구성되면서 혁신위의 시스템공천이 무력화된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혁신위 안에서도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사실상 '조기 선대위'라는 형식만 수용했을 뿐 내용적인 측면에서 공천권과 혁신위 안 모두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낸 셈이 됐다.

    현장에서 듣고 있던 새정치연합 관계자 중 한 명은 기자에게 "(이번 발표가) 재신임 정국 때와 뭐가 다르냐"면서 "할 필요도 없는 말을 다시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때문에 문재인 대표의 조기 선대위 움직임이 문-안-박 연대에서 사람만 바뀐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안철수 전 대표가 탈당하기 전에 그를 끌어안기 위해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던 문재인 대표가 그의 탈당 이후 잇단 탈당 도미노가 일어나자,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비슷한 방식의 제안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 역시 여전히 탈당을 고심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대표가 실질적으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조기 선대위는 문 대표 체제의 총선체제를 더 일찍 구축하겠다는 선언이 될 수밖에 없다"며 "문 대표가 '당이 작아지더라도 단단해져야 한다'는 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