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가 없었다면 탄저균 실험, 상당 기간 지속됐을 것
  • 세관은 탄저균이 국내에 반입됐는데도 세관은 미군화물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통과시키고 이를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들어났다. 이와함께 미군의 탄저균 국내반입이 2009년부터 16회 반입된것으로 밝혀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7일 주한미군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의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구성된 '한미생물방어협력 관련 합동실무단'은 주한미군의 탄저균 샘플 반입 목적, 반입 과정과 샘플의 관리 및 사용, 사용 후 처리, 노출우려자 조치 등에 대해 현장 기술평가 및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탄저균은 처음엔 벌레에 물린 것처럼 가려움을 느끼다가 보통 1-3cm정도의 가운데가 까만 고통이 없는 염증으로 발전한다. 주위에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치료를 받지 못하면 20%정도가 사망하게 된다.

    이번 합동실무단 조사과정에서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미군은 한국에 15차례나 탄저균을 반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함께 에지우드화생연구소가 4월 24일 사균화된 탄저균을 오산기지로 발송하면서 페스트균 샘플(1ml)을 함께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지난 5월 27일 탄저균 배달사고 발생전 미군이 통보할 때까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던 사실도 함께밝혀졌다.주한미군은 그동안 페스트균 샘플 반입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에 반입된 탄저균 샘플은 포자형태의 1mm 용량의 액체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샘플은 3중 포장 및 냉동처리를 거쳐 민간업체(FEDEX)를 통해 미국에서 한국 오산기지로 옮겨졌다. 이과정에서 관세청은 탄저균샘플임을 확인하고도 미군화물이라는 이유로 내용물 확인이나 서류절차없이 통과시킨 것으로 밝혀져졌다.

  • ▲ 탄저균 모습.ⓒ미국 CDC
    ▲ 탄저균 모습.ⓒ미국 CDC


    군 관계자는 "사균화 균 들여올 때 허가나 신고 받는 절차가 민간에 없다"며 "사균화 탄저는 고위험 병원체가 아니다. 안전조치에 의해 배송을 해야 한다는 배송조치에 따라 탄저 사균 포자가 배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는 미국 내 실험실에서 탄저균을 비활성화시키는 사균화(死菌化) 처리가 불완전하게 진행된 가운데 이 균이 한국 미군기지에 배송되면서 벌어졌다. 이같은 실험용 탄저균이나 페스트균 등이 사균화된 경우 현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상 미군이 한국 측에 따로 통보하는 절차가 없다. 이번 사고 시에도 미군은 한국에 탄저균 반입 사실을 통보할 의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액체상태의 탄저균 샘플은 분말 형태보다 감염력이 현저히 낮으며, 공기 중 노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그러나 탄저균 배달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우리 정부나 국민들은 이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지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에 일어난 탄저균 배달사고는 미군 측 착오로 초래된 것"이라며 "이번 사고가 없었다면 탄저균 관련 실험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에도 근본적인 대책 수립대신 이번 사건에 국한된 땜질식 조치에 착수했다.우리정부는 뒤늦게 재발방지를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와 한미 협력방안을 SOFA 합동위원회 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합의권고안이 제출됐다.

    향후 주한미군이 검사용 샘플 반입 시 ▷한국 정부에 발송 및 수신기관, 샘플 종류, 용도, 양, 운송방법 등을 통보 ▷일방의 요청이 있을 시 빠른 시일 내에 공동평가 실시 ▷관세청이 물품 검사를 희망하는 경우주한미군 관세조사국과 협조해 합동 검사 실시 등의 내용을 담게 된다. 이 안은 SOFA 합동위원장의 서명 후 SOFA와 다름없는 효력을 갖는다. 

    이 같은 탄저균에 주한미군은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반면, 한국군은 탄저균 예방접종할 백신이 없는 무방비 상태다.

    북한은 생화학전을 위해 탄저균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천연두를 이용한 세균전 능력도 있다.국내에 탄저균 백신이 전무한 가운데 천연두 백신도 현저히 부족하고 보존기간이 지난 것이라는 지적도 수차례 나온 바 있다. 우리군은 북한이 당장이라도 탄저균 등 생화학 공격을 해온다면 속수무책으로 당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셈이다.

    이미 주한미군은 북한의 탄저균 등 생물무기 공격에 대비해 각종 백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탄저균 제독 실험 등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군은 미측에 수년 전부터 탄저균 백신 구입을 문의했지만 물량이 부족하고 해외에 판매한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