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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승오 박사 재판 피고인들이 유력한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왼쪽부터)공군-자생병원-비자발급용 엑스레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1. 진실존중 마인드를 법정에 세웠다
박원순-박주신 병역의혹을 제기한 양승오 박사 등을 피고로 법정에 세운 재판이 이제 그 종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법률적으로는 선거법 위반 혐의이지만, 법정에 선 것은 [진실존중 마인드]이다.
피고는 자연인 양승오 등이지만, 재판 받고 있는 것은 “진실을 존중하는 자유시민에게 [합리적 의심에 바탕해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가?”라는 [진실존중과 의문제기에 관한 권리]이다.다행히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심규홍 판사가 이번 사안의 본질을 꿰뚫어 보게 되었다.
또한 다행히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차기환 변호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피고인의 권리]를 최대한 이용해서, 영국 비자 발급 X-Ray, 공군 X-Ray, M치과의 진료 기록 및 법정진술, 2012년 2월 22일 세브란스에서 일어났던 일에 관한 기록 및 법정진술 등 결정적인 증거들을 집요하고 지능적으로 발굴해 냈다.
이번 재판관, 피고, 변호사는 [21세기 지구에서 벌어진 모든 재판]에서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로 꼽힐 게다.
이번 재판은, 인류의 사법 역사에 가장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인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프로세스(proess)…
프로쩨스(Prozeβ)…
이 단어 자체로서 이미 [재판과정]이라는 뜻이 있다.
맞다.
이 단어를 제목으로 삼은 세계적 명작이 있다.
인류가 멸종할 것인가 아닌가, 그 첫 위기였던 제1차 세계대전 와중(1915년)에 체코의 유태인 작가 카프카(F. Kafka)는, 앞으로 등장하게 될 끔직한 전체주의를 예언한 명작 <데어 프로쩨스>(Der Prozeβ, 재판 과정. ‘심판’이라는 그릇된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다)를 남겼다.
마지막 구절은 이런 식이다.“여기저기 견고한 주머니가 달린 검은 가죽 사파리를 입은 땅딸하고 건장한 남자 두 명이 나를 끌어냈다.
그들은 나를 개 잡듯 덮친 다음, 내 심장에 칼을 찔러 넣었다.”
이것이 백 년 전 유럽인이 자초한 일이었다.
검은 가죽 사파리를 입고 차디찬 처형을 기계적으로 집행하는 자들—이들이 바로 나치 독일의 게슈타포였으며, 갈색 셔츠 민병대였다.
이들이 바로 소련의 비밀경찰 체카였으며, 굴락(Gulag, 집단수용소)의 학살자들이었다.
유럽이 만들어낸 [인류의 악몽] 전체주의는, 1945년에 극우 전체주의 나치가 멸망하면서 대단원의 커튼이 절반 내려왔고, 1991년에 공산 전체주의 소련이 해체되면서 그 커튼이 완전히 닫혔다.
이제 지구 어느 곳에서도 감히 전체주의를 만들어 학살과 침략을 저지르지 못 한다.
단 한군데, 한반도 북쪽만 빼고….
이곳 한반도 북쪽에는 아직도 김일성 전체주의가 인류 최악, 인류 최후의 지옥으로 버티고 있다.한국인이 전체주의의 마지막 찌끄레기를 끝장내는 과업을 눈앞에 둔 지금, 심규홍-차기환-양승오는, 전체주의의 천적인 [진실존중 마인드]을 우뚝 세울 [재판 과정]—[데어 프로쩨스]를 실연하고 있다.
백년 전 유럽인이 만들어 내 스스로 고통 받았던 피멍이 이제 이 곳에서 최종 처리되고 있는 것이다.
카프카의 [데어 프로쩨스]가 전체주의의 탄생을 예고한 음울한 예언이었던 데 반해, 이곳 세 사람의 [데어 프로쩨스]는 전체주의의 종말을 알리는 고귀한 실천이다.
모든 고귀한 것은 비천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 온다.
이번 일 역시 [정신이 홰까닥해서 헛소리하는 이상한 의사] 양승오의 모습으로 왔다.
그런 사람을 변호하는, [도라이 변호사] 차기환의 모습으로 왔다.
이런 이상한 사람들에게 [진실을 밝힐 기회]를 제공한 심규홍의 모습으로 왔다. -
- ▲ 영상의학전문의인 양승오 박사(사진 왼쪽)와 그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 비천하게 프레이밍(framing) 당한 양승오-차기환의 모습을 향해 철없는 군중은 이렇게 외쳤었다.“저 새끼를 봐!
지가 한 짓이 숭고한 일이래!
XX새끼!
저 새끼를 보라니까!”이것이 바로, 2천년 전 바리새(Pharisee)에 선동당한 군중이, 커다란 십자가를 짊어진 채 비틀거리며 걷던 유대 청년을 향해 외친 소리였다.
에케 호모!
에케 호모! (Ecce Homo)!
저 새끼를 봐!
저 XX새끼를 봐!
그러나 철없는 군중의 야비함은 오래 가지 않는다.
3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진실이 대낮처럼 드러나고 있다.
세상에 더 없이 어리석은 존재가 인간이지만, 세상에 더 없이 지혜로운 존재도 인간이다.
어리석음과 야비(野卑)의 씨즌을 굳굳하게 견디면, 관대와 고귀가 통하는 계절이 오기 마련이다.2. 14개 항목 각각에 대해 감정해야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자생병원-영국 비자발급-공군 입소]에 관련한 X-Ray 3 장을 두고, [X-Ray의 피사체가 다른 사람인가? 혹은 다른 사람인지 아닌지 판정할 수 없는가?]라는 문제에 관해 법원이 임명한 6명의 의사가 감정하기에 이르렀다.그 중 3명의 의사는 양승오-차기환 측이 임명했고, 다른 3명은 검찰측이 임명했다.
6 명의 감정인이 법정에서 “박주신에 관련된 자료들이 병역비리 의혹에 관한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기에 충분한가? 아닌가?”에 관한 사법적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X-Ray에 관한 피사체가 “다른 사람이다”라고 판정되면, 박주신에 관한 병역비리 의혹은 마땅히 수사단계로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박주신 X-Ray들이 [피사체가 다른 사람이냐? 혹은 다른 사람인지 아닌지 판정불가이냐?]를 판단함에 있어 그 방법론에 대해 공방이 뜨겁다.차기환 변호사는 "14개 항목 각각에 대해 의사들이 의견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검찰 측은 "뭉뚱그려서 의견을 내놓게 하겠다”라고 버틴다.
이번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철저하게 [박원순의 아들 박주신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검찰은 자기자신의 존재이유를 모르는 것이다.
검찰은 [공익을 대변하는 변호사]이지, [서울시장을 하고 있는 거물 정치인의 아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사]가 아니다.
검찰이 [공익을 대변하는 변호사]이기에, 영어로는 [퍼블릭 아토니](Public Attorney)이다.
이번 재판에서 지금껏 검찰이 해 온 행태는 [팍블릭 아토니](Parkblic Attorney, 박씨공화국 대변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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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MRI 촬영을 준비하는 남성. ⓒ채널A 방송화면 캡처
그걸 모른다?
“1) 검찰 측이 내세운 의사들은 대한영상의학회가 추천한 의사들이고, 2) 대한영상의학회에 대해서는 영상의학계의 거물 K가 막강한 영향력을 존재하고 있으며, 3) 이 거물 K는 박원순과 매우 밀접한 관계이다”라는 소리가 SNS에 파다하다.
이와 같은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14개 항목 각각에 대해 별도로 감정의견을 내야 한다”라는 변호인 측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이 요구가 [변호인 측]이 제기한 것이기에 수용하라는 뜻이 아니다.
이 요구가 [현대과학을 만들어 낸 근본 철학]에 부합하기 때문에 수용해야 한다.
검사쯤 해먹으라면, 당연히 [현대과학을 만들어낸 근본 철학]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한다.
왜 14개 항목 각각에 대해 감정하는 것이 [과학적 태도]인지, 왜 전체를 뭉뚱그려 소견을 내놓겠다고 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인지, 검사 스스로 알아야 한다.이제부터는 말이 곱게 나갈 수 없다.
무식한 사람을 빨리 깨우쳐주는 방법은 사납게 쥐어 패면서 가르치는 게 최고다.
그러니 고깝게 생각지 말고 새겨 듣도록!3. 검사는 유치원생이냐?
크게는 검찰, 작게는 담당 검사에게 묻는다.
너희는 과학의 기본 정신을 아냐?
과학의 기본정신은 분석(analysis)이다.
분석은 [가능한 한 작은 범위로 고립시켜 관찰하는 것]이다."A라는 물체가, B라는 물체와 다르다" 혹은 "다른지 안 다른지 모르겠다"라는 결론이 나오려면, 그 결론에 선행하는 [분석]이 있어야 한다.
[분석]은 [가능한 한 작은 범위로 고립시킨 것들]에 대해 이루어져야 한다.그렇다면 무엇이 [가능한 한 작은 범위로 고립시킨 것들]인가?
이 경우, 이는 14개 속성(property) 각각이다.
이 각각을 고립시켜, 이 각각에 대해 [두 개가 다른가? 혹은 판정불가인가?]를 관찰하는 것이 과학적 태도다.
특히 이 경우에는 14개 중 단 1개 속성에 대해서만 [다르다]고 판정이 되어도, 다른 것이기에 더욱 더 그렇다.
담당 검사에게 말한다.
너랑 똑 닮은 듯 보이는 사진 A가 있다 치자.
너의 얼굴 사진 B와, 사진 A, 두 개를 놓고, 14개 항목에 대해 비교했다고 치자.
그 중 13개 항목은 다 같은데, 귀 생김새만 다르다고 치자.
이 경우 사진 A는 다른 사람의 사진이냐, 아니냐?
이에 대한 답은 검사 자신이 잘 알 것이다.
검찰에게 묻는다.
지문을 비교할 때 20개 안팎의 항목 각각을 비교하나 아니면 지문 전체의 인상을 비교하나?모른다고?
그것도 모르면서 범인을 어떻게 잡나?X-Ray의 14개 항목 각각에 대해 비교하는 것을 거부하고, 대신, 전체 인상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다” 혹은 “잘 모르겠다”에 대한 판정을 하겠다고?
너희는 [분석](analysis)을 하지 않고 [인상](impression)을 이야기하겠다는 거냐? -
- ▲ 박주신씨 명의 공군 엑스레이(왼쪽)와 자생병원 엑스레이 상에 나타난 극상돌기 차이점. ⓒ 차기환 변호사 제공
너희는 유치원 탐구능력 수업부터 다시 듣고 와라.
그 무렵부터 관찰을 가르친다.
그 나이 또래 애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관찰 방법은 [분류]다."색깔 별로 물체를 나누어 모아 보세요~~"
"색깔 별로 먼저 나누어 놓은 것을 다시 모양별로 나누어 보세요~"
"모양 별로 물체를 나누어 모아 보세요~~"
"모양별로 먼저 나누어 놓은 것을 다시 색깔별로 나누어 보세요~"
이게 무엇을 가르치는 거 같냐?
요소(element), 즉 속성을 [고립]시키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거다.
색깔이라는 속성!
모양이라는 속성!
너희, 무식한 거냐?
아니면 무식한 척 하면서 의뭉 떨고 있는 거냐?
대한민국 검찰이 유치원 이름이냐?
검사가 유치원생이냐?검찰의 이 같은 해괴한 행태에 대해 아무 소리 안 하고 있는 대한영상의학회 역시 유치원 이름이냐?
대한민국 영상의학전문의가 유치원생 이름이냐?이왕 말 나온 김에 너희에게 철학 한 토막 가르쳐 주마.
과학의 밑바탕에는 [가능한 한 작은 범위로 고립시켜 이를 관찰한다]라는 원칙이 깔려 있다.
이 원칙의 다른 이름이 바로 [분석]{analysis}이다.
내 말 안 믿어지면 isolate(고립시키다)란 단어와 analysis(분석)이라는 단어를 조합해서 구글링해 봐라.
5천만개쯤 결과가 나온다.
대부분이 [고립]과 [분석]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루고 있다.[가능한 한 작은 범위로 고립시켜 이를 관찰한다]는 기본 정신은 17세기의 갈릴레오와 뉴튼 이래, 모든 과학을 위한 방법론적 기본 원리(methodological principle)이다.
그래야 요소(element)를 발견해서 정의할 수 있으며, 그 요소의 작용방식을 계량해서 수학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갈릴레오가, 배운 사람들의 언어인 라틴어가 아니라 시정잡배의 언어인 삐렌체 이탈리아어로 논문을 썼다는 거, 너희 알기나 아냐?
갈릴레오가 문장은 상스러운 삐렌체어로 쓰되, 그 핵심 내용은 수학으로 나타내려고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다는 거, 너희 알기나 아냐?뉴튼이 수학의 미분, 적분을 만들어낸 사람이란 거 알기나 아냐?
수학을 하려면 [요소]를 고립시켜야 한다는 거, 너희 알기나 하냐?
그 고립시켜낸 [요소] 각각이 x, y, z라는 기호로 나타난다는 거, 너희 알기나 하냐? -
- ▲ 지난 2012년 2월 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 신검 모습. ⓒ서울시 제공
뿐만 아니다.
[가능한 작은 범위로 고립]시키지 않으면, 즉 [요소]를 추출해 내지 못 하면, 어떻게 될까?[추론]을 할 수도(inferring), [가설]을 세울 수도(hypothesis-building), [실험]을 할 수도(experimenting) 없다.
추론이란 [하나의 요소]가 다른 것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과관계를 생각하는 것이다.
가설이란 [하나의 요소]가 다른 것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론을 수립하는 것이다.
실험이란 [하나의 요소]에 변화를 주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에 대한 확인이다.추론도 못 해, 가설도 못 세워, 실험도 못 해….
그 결과가 뭐지?
현대과학 전체가 불가능해지며, 이에 바탕한 엔지니어링 전체가 불가능해 진다.너희 검찰은 지금 현대과학과 엔지니어링 전체를 부정하는 개무식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너희, 평양 검찰 하고 싶은 거냐?
그래서 이 짓 하는 거냐?평양에 가면 현대과학도, 엔지니어링도 필요 없다.
그냥 김일성 유일사상 웅얼거리면서, 금수산 김일성 미라 x대강만 열심히 빨면 된다.너희 검찰에게 다시 한 번 가르쳐 주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몸 사리면서 여기 저기 눈치 보는 짓은 “불쌍하다”라는 동정을 살 수 있었다.
너희도 관료이고, 너희도 목구멍이 있고, 너희도 처자식이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몸 사리면서 여기저기 눈치보면 [개걸레 버러지]일 뿐이다.대한민국 검찰이 벌레 집단이냐?
아니면 당당한 [공공 이익의 대변자](public attorney)냐?선택은 너희가 해라.
너희 자유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가는 우리 자유시민이 정한다. -
박성현 저술가/뉴데일리 주필.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공산주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도 일체 청구하지 않았다.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저술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웹사이트 : www.bangmo.net
이메일 : bangmo@gmail.com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bangmo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