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무조건 출마, 신당이든 무소속이든 부딪히겠다""문재인 체제, 내년 총선 공천심사도 공정하지 않을 것"
  • ▲ 새정치민주연합 김희철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희철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희철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 전 의원은 관악구청장 두 번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정치와 행정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현재 정치권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재선 좌절이 친노의 전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희철 전 의원은 공천 경쟁 과정에서 여론조사 피해를 받은 인물로 유명하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구 통진당 이정희 전 대표의 조작으로 경선에서 밀렸다. 김 전 의원은 통진당 해산으로 벌어진 4·29 재보궐선거에서도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같은 날 두 곳의 기관에서 집계한 결과가 15%p의 격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뉴데일리〉는 12일 김희철 전 의원을 만났다. 그는 19대 총선 시절 친노의 수장이던 한명숙 전 대표와 재보선을 지휘한 문재인 대표에 대한 울분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내게는 희극은 없고 비극만 계속 오는 것 같다. 연속해서 두 번이나 억울한 여론조사 상황을 맞았지 않나, 어떤 사람은 내가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람이라고도 한다. 법치국가는 공정성과 정의가 살아있어야 하는데 참 가슴이 아프다.

    학생운동 시절 1969년에 데모하다가 형무소에 끌려갔다. 이후 장준하, 이철승, 김대중 선생 등을 만났고, 김대중 선생이 당시 매주 화요일마다 연설을하면서 세를 키웠는데 나도 참여했다. 행정학을 공부한 나는 이후 구청장 8년과 국회의원 4년을 지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친노가 자신의 정치 인생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18대에 국회에 들어갔을 때 나는 서울 시장의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내가 19대 국회에 들어갔었다면 지금쯤 더욱 성장했을 자신이 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한명숙 전 대표가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이정희 전 대표에게 공천권을 빼앗겼다. 내가 진 이유는 이 전 대표가 여론조사 200표를 조작해서다. 이 전 대표도 이를 인정하고 눈물을 보이면서 사과했다.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또 있다.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다. 그 때 두 곳의 여론조사 기관이 조사했는데 한 쪽에선 5%p 차이로 내가 이기고, 한 쪽에선 10%p 차이로 졌다. 이게 가능하냔 말이다. 같은 날 같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어떻게 15%p 차이가 날 수 있는가, 나는 의혹을 품고 중앙당에 진상규명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아무 답도 듣지 못했다.

    잘못을 인정한 이정희 전 대표는 양심이라도 있지, 문재인 대표는 매우 질이 나쁘다. 내가 의원 시절 친노에 대해 쓴소리를 가감없이 했는데, 그 때문에 친노가 나를 죽이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희철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희철 전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뉴데일리〉가 김희철 전 의원과 인터뷰한 이 날, 새정치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를 만나 사퇴를 촉구했다. 4·29, 10·28 재보궐 선거 패배와 당내 계파갈등 등에 따른 책임을 추궁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라"며 "대표가 2선 후퇴를 하지 않으면 (내가) 탈당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공교롭게도 김희철 전 의원 역시 문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다. 여론의 지탄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노계의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 대표의 퇴진 요구가 당내 곳곳에서 나오는 만큼, 박지원 전 대표가 탈당을 강행한다면 잇단 탈당 행렬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는 것 외에는 당내 갈등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 문재인 대표 체제로 가면 내년 총선을 절대 이길 수 없다. 민주화의 성지라고 하는 관악을도 27년만에 여당에게 뺏기지 않았나, 이 지역은 새정치연합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될 정도로 야세가 강한 지역이다. 이해찬 전 대표는 치열한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도 여기서 5선을 했다.

    문 대표 체제에서는 이번 공천심사도 공정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당원이 문재인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하는데도, 얼마전 혁신위원회를 만들어서 면죄부를 받고 버티는 걸 봐라. 혁신위는 친노를 보강시켜주는 결과를 낳았다.

    내가 건국대 총학생회장 때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서울대 학생회장이었다. 학생 운동을 같이했었는데, 김 위원장은 착실한 사람이다. 근데 혁신위에서 하는 것들을 보고 놀랐다. 그 때 연락이 됐다면 즉시 혁신위를 그만두라고 했을 것이다.


    김희철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신당과 무소속도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내년 총선에서 무조건 출마한다. 새정치연합에서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재발 방지책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신당으로 갈 생각도 있다. 물론 아직 신당이 완성되지 않은 만큼, 결정할 상황은 아니다. 새정치연합의 공천 과정과 신당 추진을 지켜본 후 내년 1월에 선택할 생각이다.

    지금은 사단법인 도시환경연구소를 통해 재건축, 재개발, 주거환경개선 등을 연구하고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선출된다면 국토위에 들어가고 싶다. 나는 관악구청사와 난곡로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다시 한 번 관악에서 지역개발을 위해 힘쓸 계획이다. 소크라테스는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직한 정치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