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도망 다니는 정치실패 확대될 수도"
  • 野黨이 변할까?

    자칫 국회선진화법의 거친 밀림 속에서 야당은 더욱 거칠어지고
    타협을 넘어 굴복에 능한 여당은 도망 다니는 정치실패가 확대될 수도 있다.

    金成昱 /한국자유연합대표, 리버티헤럴드 대표


야권(野圈) 발 분당(分黨)의 원심력이 가속된다.   

김상곤의 혁신위는 이를 재촉했다. 7월8일, 최고위원·사무총장 폐지와 5본부장제도 신설, 국회의원·지방의원·단체장 등 선출직을 평가하는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혁신위 제안이 나왔다. 요컨대 ‘문재인 외 모든 사람과 제도를 교체할 것’이란 말이요, 이는 ‘친노(親盧)패권주의’ 강화로 귀결될 것이다.

호남과 비노(非盧)측 반발은 커진다. 9일 탈당한 새민련 당원들 100여 명은 “문재인이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기는커녕 칼자루를 쥐었다”며 “이런 당으론 총선·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했다. 혁신위를 친노편향최고위라 비난해 온 주승용 최고위원은 12일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의 기본구조 변경은 당헌개정사유”라는 명분이다. 같은 날 저녁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혁신위는 친노계파 패권주의 해소위원회가 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시끄러워 보이지만, 승패(勝敗)는 내려진 게임이다. 親盧의 승리다. 문재인 대표는 12일 “혁신을 냉소해선 안 된다”는 장문의 글을 새민련 홈페이지에 올렸다. 非盧가 혁신안에 반대하면 졸지에 반혁신 세력이 돼버릴 판이다. 혁신위원 조국 교수는 12일 저녁 이종걸 원내대표 비판에“친노패권주의 청산을 목표로 하는 것이 과연 정치적으로 현명한가?”라고 반문했다. 親盧 측은 자신들이 꿈꿔온 이른바 ‘개혁·혁신·변혁(?)’을 향해 중단 없이 전진할 기세다.  

9월 이후 혁신안이 통과되면 야권 내 신당(新黨)세력은 본격화될 것이다. 그러나 중심이 될 뚜렷한 인물도 없고 호남야당·영남야당 분열로 수도권 참패를 불러올 수 있다는 야권 지지층의 불안감 극복도 쉽지 않다. 자칫 국회선진화법의 거친 밀림 속에서 야당은 더욱 거칠어지고 타협을 넘어 굴복에 능한 여당은 도망 다니는 정치실패가 확대될 수도 있다. 국가발전 차원에선 이런 시나리오는 비극적이다.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