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질문서, '대통령 역할-장관 사퇴' 등 날선 발언 공세.."대권주자 존재감 부각"
  •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메르스 사태를 활용해 대선 주자로서 상품성을 높여야 한다"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선동성 부채질에 고무된 것일까.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
    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한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이 차기 대권주자로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섰다는 해석과 함께 지나치게 메르스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된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 실패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서는 사퇴 의사까지 따져 물으며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메르스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는 연이어 무너졌다.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며 행정부 수반인데, 전 국민이 전쟁상황에서 사령관을 애타게 찾을 때 사령관인 대통령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무능함을 넘어 철학이 없는 국가"라고 힐난, 정부 실책으로 △감염병 관리 기본원칙 위배 △메르스 발생 1년 전부터 병원감염 경고가 나온 점 △범정부차원 대응 미흡 △삼성서울병원에서 평택성모병원에서와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의원은 문형표 장관을 향해 "초기에 진화할 수 있었던 큰 기회를 4번이나 연속해서 놓쳤다"며 자진 사퇴 의향이 없느냐고 압박했다. 이에 문 장관은 "어떤 경우, 어떤 이유로도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면서 "메르스 사태를 최선 다해 조기 종식해 조속히 마무리짓는 게 지금 저의 임무"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는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의 기본원칙을 거론하며 "국가방역 관리망이 무너졌는데 경보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조치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도 무시하는 등 융통성도 발휘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마친 뒤 의원들과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마친 뒤 의원들과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의 대정부질문이 끝나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잘했다. 수고했다"며 안 의원에게 박수를 보냈다. 첫 대정부질문 데뷔전에 만족한다는 듯 안철수 의원은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의원들과 악수를 하면서 본회의장을 떠났다.

  • 앞서 조국 교수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메르스 사태를 활용해 대선 주자로서 상품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조 교수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최근 라디오 방송을 통하여 대권 재출마를 공개 선언한 알철수 의원은 다름 아닌 의사 출신"이라며 "내가 안철수 의원이라면 방역복과 마스크를 장착하고 정부 방역센터와 주요 병원을 돌겠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의료적 무능'을 질타하겠다. 이어 종합대책방안을 제출하겠다. '안철수 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라고 부추겼다. 

    이를 두고 SNS에선 "온 국민이 메르스 괴담과 공포로 혼란스러워하는데, 대학교수라는 분이 정치인에게 국가 재난을 자기 상품성을 알릴 기회로 삼으라고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도권 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안 의원의 대정부질문에 대해 "복지부 장관의 사퇴는 어차피 예견돼 있는 일이고, 그건 사태가 마무리 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며 "지금은 정부 비난을 쏟아낼 때가 아니라 메르스 종식을 위해 우리 정치권이 무엇을 했고 또 앞으로 무엇을 할지 되돌아 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