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조직위 “北, 20일 오후 조직위 메일로 불참 통보”
  • ▲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로고.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로고.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북한이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을 통보했다. 지난 4월 초 대회 조 추첨을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태도다.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조직위원회는 “북한이 지난 20일 오후 6시 무렵, 조직위로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 왔다”고 밝혔다.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메일에서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를 서울에 개설했고, 남조선 당국이 대결 구도를 버리지 않는 등의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북한 측은 지난 15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남북 대화를 하려면, 한미 군사훈련 중단, 체제 통일 추구 폐기, 북한 인권과 관련한 국제공조 중단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북한은 여기다 23일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를 새로운 불참 이유로 내세운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관련해서는 매우 유화적인 태도를 견지했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3월과 4월 북한 대표단의 광주 방문을 수용한 데 이어, 지난 10일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북한 측에 “7월 3일 개막하는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선수단 명단을 제출해 달라”는 통지문을 보낸 바 있다.

    이때 북한 측 연락관은 “대회 참가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답이 없다”며 통지문 자체를 수령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 측이 이처럼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할 것처럼 행동하다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한 ‘진짜 이유’는 ‘메르스’에 대한 공포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정치적 명분을 내세웠지만, ‘전염병’에 대해 병적인 공포를 가진 북한 수뇌부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당초 6개 개인 종목과 2개 단체 종목에 선수 75명, 임원 33명 등 108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국가는 145개국 1만 3,289명이다.

    북한이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의 빌미로 삼은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는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서울 글로벌 센터 빌딩에서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