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이어 조국도 외면… 문재인표 혁신위는 파국김한길은 연이틀 문재인 정조준… 김희철과도 면담
  • ▲ 친노 성향의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위원회 소속 당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상경해 삭발까지 하며 친노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결하라고 강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친노 성향의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위원회 소속 당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상경해 삭발까지 하며 친노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결하라고 강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당내 반대파를 고립시키고 제거하기 위해 각종 친위 세력들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오히려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새정치연합 이상헌 울산시당위원장 등 울산시당 소속 당원들은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결과 화합할 것을 촉구했다.

    당 지도부란 문재인 대표가 기득권을 쥐고 있는 친노(親盧, 친노무현) 지도부를 가리킨다. 게다가 새정치연합 울산시당은 지난 2·8 전당대회를 전후해 비노(非盧, 비노무현) 성향의 당원들이 대거 국민모임으로 이탈해 간 관계로, 현재는 친노 일색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친노 세력의 관제시위(官製示威)였던 셈이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호남에서 새누리당 같은 짓 그만하라고 회초리를 들었더니, 적반하장으로 (비노가) 지도부만 바꾸면 된다고 우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이들은 스스로를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하듯 영남의 (새정치연합) 당원들은 모두가 독립투사"라며 "영남 당원들은 도를 넘은 당내 분란을 불구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스스로를 '독립투사'에 빗대며 호남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문재인 책임론'을 '분란'이라고 일방적으로 꾸짖는 모습에서, 김한길 전 대표가 전날 차담회에서 언급했던 "(친노의) '나만 옳다, 우리만 옳다'는 계파주의의 전형적인 독선과 자만심, 적개심과 공격성,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는 말이 떠오른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표는 최근 위기가 심화되자 안철수 전 대표를 회유하며 당내 비노계을 '기득권 세력'이라 적반하장 격으로 매도하는 등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도 모자라 전날 있었던 전국청년위원회 출범식에서는 "여러분이 나서서 (비노·호남을 향해)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더 큰 소리로 말해 달라"고 외쳐, 흡사 홍위병들을 향해 조반유리(造反有理)를 부르짖었던 마오쩌둥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같은 날 저녁에는 친노계 초·재선 의원들을 동원해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위원장직 수락을 압박하기도 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박원순 서울시장·김한길 전 대표가 21일 의원회관에서 나란히 앉아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박원순 서울시장·김한길 전 대표가 21일 의원회관에서 나란히 앉아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이처럼 문재인 대표가 우리 사회의 금기인 동서 지역갈등까지 부추기며 당권 유지에 골몰하고 있지만, 오히려 상황은 하루 하루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시간벌기·물타기'라고 정곡을 찌른 이른바 '혁신기구' 위원장직은 안철수 전 대표가 고사한데 이어 조국 서울대 교수조차 사양함에 따라 출범조차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몰렸다.

    조국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백면서생을 호출하지 말고 130명 선량의 힘을 보여달라"며 "일개 학자가 아니라 선출된 국민의 대표가 힘을 모아 혁신의 물꼬를 터달라"고 촉구해, 혁신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사실상 분명히 했다.

    이처럼 '문재인표 혁신위'가 좌초 위기를 맞은 반면, 온·오프라인에서 홍위병들의 파상공세에 직면한 비노계는 이에 굴하지 않고 서로 간에 긴밀한 움직임을 보이며 구당(求党)의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철수·박원순이 말하는 공정 성장을 위한 남북경협〉 좌담회에서 축사를 통해 문재인 대표를 정조준했다.

    그는 "당의 문제를 계파 문제로 접근하면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두 분(안철수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옆에 (들러리로) 세우는 정도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좌담회 직후 지난 4·29 보궐선거에서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이며 대표적인 친노 비선 인사인 정태호 후보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한 김희철 전 의원과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한길 전 대표는 전날 차담회에서 "서울(관악을)이나 광주(서구을)의 패배는 결과적으로 공천이 계파(친노)공천이 됐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었다. 김희철 전 의원도 김한길 전 대표와의 만남에 앞서 〈뉴데일리〉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친노에게) 억울하게 당한 걸로 따지면 나만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의 혁신위원장직 제의를 거듭 거절한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서는 "제일 존경하고 좋아해 (만날 생각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설레었다"고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던졌다. 이에 박원순 시장도 "(안철수 전 대표와의) 만남이 기대돼 (오히려) 잠을 잘 잤다"고 화답하는 등 핑크빛 분위기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