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뚝'… 黨 중심 국정운영 성공할까
  •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박근혜정부를 정조준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증세없는 복지'를 약속했다. 정부의 복지는 해마다 두터워졌지만 그만큼 '곳간'은 비워져갔다.

    김 대표는 "국민 권리로서 복지라는 혜택을 누리려면 국민 의무인 납세라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증세에는 '국민의 뜻'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수 부족 상황에서 재정 건정성을 지키려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복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전면적으로 점검한 뒤 이 결과를 토대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을 때 국민의 뜻을 물어보고 증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방식 변경 등 정부의 정책을 국민들이 사실상의 증세로 받아들이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는 전일 여당 원내대표에 오른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같은 날 KBS 라디오에 출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면서 "증세를 하지 않으려면 현재 수준으로 복지를 동결하든지 어려운 분들을 위해 복지를 더 하려면 결국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유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나 저나 당장 세금을 올리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오후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이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라는 틀 안에 갇혀 있으면 남은 임기 동안 여러가지로 곤란하고 답답한 상황 발생할 수 있으니 그 점을 지적한 것"이라 했다.

     

    ◆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뚝…훨훨 나는 K·Y  (김무성·유승민)

    이날 김 대표 연설 핵심은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데 있었다.

    그는 "국가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정치권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이란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청와대의 위기관리 능력과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는 지지율에서 드러난다. 지난 3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앞자리는 '2'가 됐다.

    '집토끼'로 여겨졌던 30% 선이 무너지면서 29%를 기록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41%로 당의 지지율이 대통령을 압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4%를 기록, 박 대통령과 불과 5%P 차 밖에 나지 않았다.

     

  • ▲ 2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유승민(왼쪽) 의원이 김무성 대표(가운데)와 원유철 정책위의장 당선자와 손을 번쩍 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 2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유승민(왼쪽) 의원이 김무성 대표(가운데)와 원유철 정책위의장 당선자와 손을 번쩍 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더군다나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55%만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긍정적으로 봤다. 부정평가는 37%에 달했다.

    이날 김무성 대표는 "대한민국이 성공하려면 박근혜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면서 "국가 운영의 공동책임을 진 새누리당은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 하락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지금껏 '당청 공동체'에서 청(靑)이 국정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당(黨)이 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 첫발이 '증세 없는 복지'의 혁파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친박계 의원은 "청와대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면서 "이제와서 증세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공약을 무너뜨리는 일인데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새누리당 의원도 "실제로 증세를 1~2년 안에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당청 관계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당장 내년이 총선인데 정부 여당이 국민들을 향해 '세금 더 내라'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김무성 대표의 교섭단체연설 제목은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정운영의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합니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