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빛둥둥섬 안내 표지판, ‘엉터리’ 영문 표기 서울시, 낯 뜨거운 표지판 앞에서 개장식
  • ▲ 세빛둥둥섬 안내 표지판. 엉뚱한 영문표기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뉴데일리DB
    ▲ 세빛둥둥섬 안내 표지판. 엉뚱한 영문표기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뉴데일리DB

    서울 반포대교 남쪽 끝 한강변에 있던 '세빛둥둥섬'이 새로이 개발되어 '세빛섬'이란 이름으로 바뀌고 3개의 인공섬 하나하나에는 가빛섬(Some Gavit), 채빛섬(Some Chavit), 솔빛섬(Some Solvit)등의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그리고 부속 갤러리는 예빗섬(Some Yevit) 이라 부른다 한다.

    한글 이름에는 문제가 없는데 영문 이름이 문제다.
    '섬' 대신 Some을 쓰고 그것을 Sevit(세빛) 앞에다 갖다 붙인게 이상하다.
    대표 건설업체에서 영문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는데 그 이유가 웃긴다.

    '약간, 조금, 어떤' 등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와 같은 Some은 영어 awesome(경탄할 만한, 굉장한)의 뒷부분을 딴 것이며, 이것이 우리 말 '섬'과 발음이 '같아서'(실제로 같지도 않은데) 갖다 붙였다는 것이다.

    이런 웃기는 간판들 앞에서 10월 15일 서울시장 등 관리들이 참석하여 개장식을 올렸다니 기가 막힌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영문 명칭을 지은 사람들이나 그것을 감독한 관청 사람들이나 영어에 무식하기는 똑같다.

    '세빛섬'은 Sevitsum (Sevit Islet)라 쓰면 될 것을 Some Sevit이라고 하다니 우습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영어수준이 이렇게 낮은 게 아니다. 영어 잘 하는 사람 많다.

    그런데 이런 영문 이름 짓거나 영문 안내문 쓰거나 하는 일들을 영어 잘하는 사람들에게 맡기지 않고, 영어를 잘 모르는 실무자들이 엉터리로 하도록 내버려두고 아무도 감수, 감독을 하지 않는(또는 할 능력이 없는) 것이 큰 문제다.

    그래서 필자가 오래 전부터 신문 기고문 등을 통해 영어 원어민 두어 명 채용하여 문화부에 영문감수팀(가칭)을 신설하여 영어에 관련된 모든 일을 그 팀에 맡기라고 여러 번 권고했지만, 지난 십 수년간 거쳐간 10여명의 문화부장관 누구도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나라 망신은 계속 되고 있다.

    지난 주 한 TV 방송사가 지적한 것을 보면. 외국인을 위해 만든 서울 관광지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The Republic of South Africa)을 Namapeurika Gonghwaguk이라고 우리말 발음 그대로 영문자로 옮겨 놓았다 한다.

    이런 지도를 만들 때 영어 제대로 하는 사람에게 감수도 시키지 않고 바로 인쇄해버리게 내버려두는 감독관청이 더 문제다.

    국정 전반에 걸쳐 대한민국에는 감독기능을 하는 기관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다.

    유럽과의 FTA(자유무역협정) 문서에 엉터리 영문번역이 많아 문제가 된 일이 있었고, 5년 전에는 국사편찬위원회가 만든 영문 한국사 (The History of Korea)가 엉망인 것을 필자가 지적하여 인쇄를 하다 만 적도 있지만, 아직도 도처에 엉터리 영어가 쌔고쌨다.

    제발 이번엔 높으신 분들이 문화부장관에게 지시해서 문화부에 영문감수팀 꼭 만들기 바란다.

    워싱턴에서 조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