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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광화문 떼단식 24시 "뭐하는 짓들이야"

떼단식 지켜보던 시민 "여기는 시위장이 아니라 시장판 같다...그치?"

입력 2014-08-27 16:36 | 수정 2014-08-28 17:59

▲ 27일 오전 10시, 한산한 광화문 떼단식장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모습. ⓒ정재훈 기자




#. 27일 오전 9시 광화문 광장

친노(親盧) 강경파 유승희 의원,
[광화문 떼단식]에 동조하고 나선 문재인 의원을 면담한 뒤
자랑스러운 듯 이 같이 말했다.

"단식 붐이 일지 않을까 싶다."

   - 24일 유승희 발언 中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27일 오전 9시 광화문 광장.

한 줄기 광풍에 쓰러진 천막을 일으켜 세우는 사람들 사이로
[떼단식장]을 돌아봤다.

한국작가회의 천막에 네 명,
연극·영화인 천막에 다섯 명….
[떼단식]
이라도 해도 모여 앉은 사람들은 모두 합쳐 50명 내외에 불과했다.

특히, 그 중 18명은 통진당 단식장에 몰려 있었다.

목숨을 거는 행위인 단식에
[붐]이라는 글자를 붙이는 것도 경망스럽지만,
[단식 붐]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광화문 통합진보당 단식농성장. ⓒ정재훈 기자

오히려 세종대왕 상과 충무공 상 주변에 모여 있는
[관광객]의 수가 압도적이었다.

충무공 상 앞의 인증샷 명소를
[떼단식] 무리가 점거한 탓에,
인증샷 각도가 나오지 않게 된 관광객들은 이리저리 최적의 각을 찾아 헤맸다.

통진당 단식장 다음으로 많은 인원이 있는 단식기도회장.

교황이 다녀갔다는 표식과 함께 십자가까지 걸려 있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교황의 발언도 재빨리 플래카드로 만들어 크게 붙여놨다.

그러나 십자가 앞에 모여앉은 사람들의 모습은
도무지 단식기도라고 보기는 어려운 모습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삼매경.

모를 일이다.
하느님과 화상통화라도 하고 있는지.


#. 오전 11시30분 같은 장소

무기력한 2시간 30분이 지난 뒤,
광장은 돌연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언론사들의 차량이 잇따라 도착하고
수많은 취재진이 종횡으로 뛰어다녔다.

이윽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필두로,
국회의원들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박영선 위원장을 중심으로
[ㄷ자] 형태로 맞춰달라는 요청에
이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벌려섰다.

"위원장님 중심으로 3m 간격으로 떨어지세요."

잠시 후 피켓을 받기 위해 주섬주섬 모인 국회의원들은
당 관계자의 요구에 다시 흩어졌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엉거주춤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 광화문 피케팅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아직 피켓을 받기 전이라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엉거주춤한 모습들이다. ⓒ정재훈 기자

한 시민은 몰려든 취재진에 어리둥절해 하며,
[뭐하는 거야]라고 한동안 관심 있게 둘러보더니,
이내 혀를 차고는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취재진이 이유를 묻자 그는,
"뭔가 했잖아. 저게 뭐하는 짓들이야,
툭 하면 뛰쳐나와서... 쯧쯧"

시민은 손을 휘휘 내저으며 사라져갔다.

물론 모두가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이제야 야당 의원들이 밥값을 하는구나"라며
천막 안에서 반색을 하고 뛰쳐나오는 이들도 있었다.

[KIA 타이거스] 야구단의 레플리카를 차려 입은 한 여성은
야당 의원들을 향해 연신 폰카를 찍어댔다.

이날 시위의 컨셉은 1인 시위.
박영선 위원장도,
그 왼쪽의 박지원 의원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이들이 말없이 서 있기만 하자,
싱거웠는지 취재진들도 점차 흩어졌다.


▲ 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취재진이 집중적으로 사진을 찍는 대상이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취재진들이 흩어져 공간에 여유가 생기니,
구름처럼 모인 한국 취재진의 모습에 궁금증을 느끼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이로 파고 들었다.

[한류 스타]라도 있어 기자들이 연신 셔터를 눌러대나 싶었던 이들은
손가락질까지 하며 흥미롭게 지켜보다가
전혀 생뚱맞은 얼굴에 당황해 했다.

가이드도 설명이 난감했는지,
서둘러 관광객들을 모아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ㄷ자]의 중심인 박영선 위원장이 다른 장소로 이동하자
광장 한가운데에 남겨진 일부 의원들은
어느 쪽을 바라보고 있어야 할지 난감해 하며,
[갈팡질팡]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세종대왕 상을 바라보고 서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등지고 서 있어야 하는지….

하지만 시민들은 그들의 앞뒤로 무심히 자신들의 갈 길을 갈 뿐이었다.

오가는 시민들의 무덤덤한 반응에 당혹스러워하던 야당 의원들.

그러다 세종문화회관 앞에
[Seoul Sightseeing 2층 버스]가 멈췄다.

버스 2층에 자리잡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사람들이 길가에 일렬로 띄엄띄엄 늘어서
파란 피켓을 들고 있는 신기한 모습에,
연신 셔터를 눌러가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참으로 대단한 대한민국 제1야당 국회의원들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파란 피켓을 들고 길가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정재훈 기자

이 모습을 멀리서 목격한 김우남 의원이 반가워했다.

"욕만 먹는 게 아니구만.
저기 봐, 호응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봐, 저기… 환호하잖아."


김우남 의원의 손짓에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이 함께 고개를 돌렸다.
윤관석 부총장이 서 있는 위치에서는 관광객들이 더욱 잘 보였다.

손을 흔들며 환호하는 사람들이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것을 본,
윤관석 부총장의 표정은 곧바로 바뀌었다.


#. 오후 12시 5분 같은 장소

멀리서 경찰 방송차가 다가왔다.

"1인 시위는 20m 이상 충분한 간격을 두고 진행해야 합니다.
지금 변형된 미신고 불법집회를 하고 계십니다.
자진 해산을 요청합니다."


류성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옆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라면 1인 시위로 볼 수 없고,
최소 20m와 70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례가 있다고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설명했다.

다만 류성호 과장은
"국회의원들의 불법집회가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질서의 안녕에 위해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자진해산만 요청했다"
고 밝혔다.

간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원들이 서로 돌아보며 난감해 할 때,
진짜 1인 시위자가 등장했다.

[천재정치],
[우주인 대사관 유치]를 주장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타난
이 1인 시위자는 박영선 위원장에게 다가가 뭐라 설명하려 했다.

당황한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들이 이를 막아서자,
[천재정치]라고 적힌 책 한권을 당직자에게 내밀었다.

1인 시위자 박정인씨의 설명이다.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국회의원들이 왔기에 천재정치를 주장하는 서적을 전달했다.
솔직히 저들은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 뜻을 이해하리라는 확신은 없다."


그는 이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일반 시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메세지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 시위자나 야당 의원들이나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상임고문을 비롯한 일단의 국회의원들이 1인 시위 컨셉임에도 불구하고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관광객들은 이들을 신경쓰지 않고 무심히 세종대왕 상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재훈 기자

피케팅을 시작한지 시간이 꽤 흐르자 대열은 더욱 흐트러졌다.

정세균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하는 몇몇 의원은
[1인 시위 컨셉]이라는 것도 잊은채 모여서 대화에 여념이 없었다.

일부 의원들은 보좌관에게
"이쯤에서 찍자"며 인증샷 촬영을 주문하고 나섰다.

그 사이로 뭔가 자신의 주장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하는 사람부터
전도 행위를 하는 사람까지,
온갖 사람들이 끼어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남녀 커플 중 여성이 남성에게 말했다.

"이렇게 보니까,
여기는 시위장이 아니라 시장판 같다.
그치(그렇지)?"


▲ 새정치민주연합의 피케팅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광장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정재훈 기자


25일 저녁 10시 무렵 이후 단식장을 비우고 있던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오후 12시30분 쯤 제 자리에 복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피케팅으로 취재진이 몰려왔다는 연락이라도 받은 것일까.

이정희 대표는 이후,
2시가 되기 전에 다시 자리를 비우고 사라졌다.


#. 오후 3시 광화문 KT지사 앞


[금속노조] 깃발이 세종대왕 상 앞에 나부끼기 시작했다.

김영오씨가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질대로 알려졌기 때문일까.
은인자중하던 초강경 세력 금속노조가 마침내 전면에 나섰다.

나름 힘차게 민중가요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세종대로 건너편 광화문 KT지사 앞에서는
애국진영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주최한 맞불집회가 시작됐다.

나라사랑실천운동,
남침용땅굴을찾는사람들,
납북자가족모임,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대한민국 엄마부대,
자유개척청년단,
탈북난민인권연합,
탈북어버이연합


▲ 7개 애국시민사회단체에 의한 집회가 27일 오후 3시 광화문KT지사 앞에서 열렸다. ⓒ정재훈 기자

마이크를 잡은 박완석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부총장은
김영오씨에 대한 몇 가지 의혹을 제기한 뒤,
동조단식을 진행 중인 문재인 의원을 강력히 비판했다.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 물난리가 나도
그는 영화제에 참석하고 단식을 하고 있다.

내가 지역구민이었다면 멱살잡고 사상까지 끌고 갔을 것이다."


이 무렵 한 종합편성채널 취재진이
[김영오 씨를 비판하는 코멘트의 동영상 싱크를 따고 싶다]며 끼어들었다.

문재인 규탄 발언이 중단되고,
김영오씨를 정조준한 발언이 다시 시작됐다.

"김영오씨는 그 누구보다 딸들에게 다정다감했던 아버지라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괴담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같은 어버이로서 김영오씨의 명예를 지켜주고자 집회를 개최했다.
자신을 둘러싼 괴담의 진위에 대해 본인이 직접 밝히기를 기대한다."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세종대로 건너편에서는
[단식 ○일째]라는 노란색 복대를 착용한 이들이 소리를 질러댔다.

그 뒤로는 금속노조를 비롯한 여러 깃발들이 휘날렸고,
임형주씨의 [천의 바람이 되어]가 흐르고 있었다.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한다는 추모곡이,
[투쟁결의대회]에서 울려퍼지는 모습이 아이러니했다.


▲ 김영오 씨에게 진실을 요구한다는 취지로 맞불 단식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 ⓒ정재훈 기자

박완석 부총장의 발언이 진행되는 사이,
[김진요(김영오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국민 릴레이 단식단]
굳은 표정으로 단식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의 앞에는 치킨이 놓여 있었다.

치킨은 연예인 김모 씨가 동조 단식을 한다며
단식 4일만에 치킨을 두 조각 먹고,
"치킨을 먹고 설사를 했으니 퉁 친 것으로 한다"
발언을 비꼬기 위해 일부러 비치해 둔 것이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경식 박사는
"문재인은 의회 정치의 죄인이다.
애국시민의 이름으로 타도해야 한다"
라고 구호를 외쳤다.

참석자들도 오른손을 함께 치켜들며 힘껏 외쳤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신념과 열의만큼은,
광화문 전체를 뒤덮고도 남음이 있었다.


▲ 2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금속노조 주최의 집회에서 깃발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오후 3시30분 같은 장소


돌연 세종대로 건너편의 확성기 소리가 커졌다.

곧이어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라며
친숙한 곡조가 울려퍼졌다.

돌아보니 깃발부대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이른바 [팔뚝질]을 하는 낯익은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 때 광화문 KT지사 앞 애국단체 집회에서는 소란이 일고 있었다.
한 사내가 집회 참가자들을 집중적으로 촬영하자,
이에 격앙된 한 참가자가 촬영자를 밀치고 나선 것이다.

사회자의 제지에도 한동안 사람들은 엉켜붙어 있다가
경찰이 나서자 비로소 상황이 정리됐다.

한 집회 참가자가 "뭐가 그렇게 겁나나"라며 격하게 항의하자,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그저께에도 욕하며 시비 거는 사람이 있어 맞섰다가
함께 경찰서에 다녀왔다.

저들은 이런 식의 소란을 만들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희석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당하는 것이다.
(수작에) 걸려들지 말라."



세종대로 건너편에서는
전문시위꾼들에 의한 프로페셔널한 집회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수사권·기소권 부여
4.16 진상조사특별법안 제정을 위한
김영오 조합원 생명살림 금속노동자 결의대회]

긴 명칭을 가진 이 집회는
늘 그렇듯 여성 조합원이 앞에 나서
애끓는 목소리로 참석자들을 선동하고 있었다.


▲ 2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금속노조 주최의 집회에서 여성 조합원이 선동 발언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여기서도 김영오씨를 둘러싼 진실이 화두였다.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진실을 요구하는 자들과
그에 답하는 자들이 각각 모인 형국이었다.

발언자의 주장이다.

"김영오님이 마이너스 통장까지 까보이면서
호소한 '아비 노릇'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금속노조를 함께 한 사람들,
투쟁하는 사람들의 가정이 어떤지 모두들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노동자는 드라마에 나오는 것 같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 수 없다.
이혼이라고요?
더한 꼴도 많이 본다.

주말에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는다고,
일찍 들어오지 않는다고

부모 자격을 운운하는,
이 사회가 잔인하고 몰염치하다

이혼한 아비든,
이혼하지 않은 아비든 무엇이 다르냐."


주말에 아이와 놀아주지 않는 것과
현재 제기되는 의혹과 논란은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임에도,
[노동자는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없다]
일반화하는 논리 전개가 일품이었다.


▲ 포토타임과 함께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금속노조 집회 참석자들. ⓒ정재훈 기자



#. 오후 3시30분 같은 장소

[불법 미신고 집회]라며 해산을 촉구하는 경찰의 방송에 아랑곳 않고,
포토타임을 갖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참석자 여러분들은 나눠드린 손피켓을 들어주세요.
기자분들은 앞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사 동영상 싱크를 딴다며 하던 발언이 중단되고,
이전 발언을 되풀이하는 애국단체의 집회보다
진행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히 능숙하고 물흐르듯 했다.

잠시 후 오후 4시에 알려진 [1차 해산 명령]
많이 들어본 듯 신경쓰는 참석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프로페셔널한 집회 진행과는 달리
참석자들은 어쩐지 힘이 없고 기운이 빠져 보였다.

단순한 느낌 탓은 아니었다.

"당당하게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금속노조의 이름으로,

금속노조가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동지들,
그렇게 합시다."


마이크를 잡은 이가 외쳤지만 좌중은 전혀 반응이 없었다.

당황한 발언자가 황급히 수습에 나섰다.

"여러분,
힘든 것 압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앉으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백년이 지나도,
이백년이 지나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마지못해,
"예~"
라는 몇몇 사람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 오후 8시30분 광화문 광장


충무공 상 주위의 분수가 오색빛깔 조명과 함께 물을 내뿜는 어둑해진 시점,
[광화문 떼단식장]의 [노오란] 리본 모양의 불도 점등됐다.

한결 야시장 같은 분위기를 띄게 된 떼단식장 사이로,
선선한 늦여름 밤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과,
이들을 상대로 선전선동을 벌이려는 사람들이 한데 섞였다.

한 쪽은 서울역사박물관 방향,
다른 쪽은 교보생명 방향.

횡단보도에 녹색 불이 들어올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서로 오고갔지만,
"아직 서명을 안 한 분이 있으시면 해주십시오!"
"세월호 유가족들이 유언비어에 고통받고 계십니다.
서명에 동참하십시오!"

이들의 서명대로 향하는 시민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럼에도 날이 어두워지자
[단식 ○일째]라는 노란 복대를 착용한 사람들의 수는
소란스러웠던 낮보다는 확실히 늘어났다.

반면, 통진당 이정희 대표와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자취를 감췄다.

[5,000 당원과 함께 단식한다, 국민과 어깨 걸고 싸운다]던 이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문재인 의원이 자리한 천막도
서둘러 장막을 내려 밖에서는 안을 살피기 어려웠다.

그들의 [국민과 함께 하는 방법]은 참으로 특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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